http://www.donga.com/fbin/output?f=todaynews&code=a__&n=200404270285&main=12004/04/27 18:21

北, 용천복구 南인력지원엔 난색
  
남북한은 27일 오후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긴급 회담을 갖고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의 피해자 구호 및 시설복구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은 △20억원대 규모의 긴급구호품 △중장기적인 시설복구를 위한 자재 및 중장비 지원 △의료진 및 복구공사 기술인력 파견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은 구호물품 및 장비 지원에 대해서는 감사의 뜻을 표시했지만 인력 지원은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대표단은 단장인 홍재형(洪在亨)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장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건설교통부 대한적십자사 등 관계기관 소속 9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용천역 사고 복구 지원에 관해 보고 받고 “긴급 의약품은 신속한 전달이 필요하므로 북측과 항공 수송도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평북 용천군 사고현장에 대한 남측 구호물품의 첫 전달 시점은 당초 예상됐던 30일 밤에서 다음달 1일 오후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대한적십자사의 한 관계자는 “남포항 앞바다의 높은 파도 때문에 인천으로 돌아와야 할 운송선(인천∼남포 왕복운항선)이 27일 중에 남포에서 출항하지 못했다”며 “보급품이 30일까지 피해지역에 도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남북은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연락관 접촉을 갖고 용천역 폭발사고로 한때 연기설이 제기됐던 제14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예정대로 다음달 4∼7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기로 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