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얼음의 비유




대야의 물이 있다고 칩시다
그것을 여러 가지 틀을 넣어 얼리면 얼음이 되겠지요
별모양 달 모양 지구 모양 사람모양 동물 모양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자 그것은 처음에 대야 안에서 하나였으며
물(하나)밖에 없었고 물(하나) 아닌 것으로 만들어 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사람 모양인 얼음이
모양을 자신으로 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모양의 것들에게도 이름을 붙입니다

너는 별
너는 달
너는 지구
너는 나무
너는 하늘
너는 양
너는 왕
너는 거지
그 모두는 자신과 다르게 보였으니까요

그러다 그것에 가치를 매겼습니다
너는 별이니 높다
너는 왕이니 위대해
너는 거지니 형편없군

다른 것들도 모두 형태만 다를 뿐
자신과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것을 잊었습니다
그리고 거기다가 가치까지 부여하게 되어
진실과 더욱 멀어졌습니다

그것은 모양이기 전에 얼음이고 그 전에는 한 대야에 있던 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어느 사람의 모양이 다시 기억해 내었습니다!
그리고는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모양은 다르지만 같은거야
우리는 아버지가 같아
우리는 한 형제야
다른 모양의 얼음이 그것을 듣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 있지 음
좋은 얘기야

그 얼음은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어
용기를 내어
한걸음 더 말합니다

우리의 아버지는 물이야
물에서 우리가 왔어
우리가 얼음에서 죽어도 물로 돌아가는거야

걱정하지마
나와 물과는 원래 하나야
내가 곧 물이야
얼음이 곧 물이지
그러니 너도 마찬가지야
나의 아버지도 물이고 너의 아버지도 물이야
그것조차 비유야

나는 이 모양만 나라고 할 수 없어
우리는 한 몸이라
네가 남한테 행한 것이
곧 네가 내게 행한 것이야

나는
얼음으로 오기 전부터 있었어
우리는 죽는게 아니라니까

모양의 세계에서는 도저히 그말을 믿지 못합니다
그럴 리가 없어
나는 얼음인데 무슨 물이라는게야
나는 물이라는 것은 본 적이 없으니 믿을 수도 없어
그런말 하면 죽어
얼음모양이 물이라고 말하면 죽임까지 당합니다
그러나 그 얼음이 모양이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아는 자는 죽음이 없음을 이해합니다
단지 원래대로 되는 것일 뿐입니다

모든 얼음의 세상이 끝나도
자신은 변함없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