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명 기립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애국가도 4절까지 불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18 유족이 편지 낭독하자… 文대통령, 안경 벗고 눈물 닦아

대통령 기념사에 박수 24차례

보훈처 기획… 53분 최장 기록… 검색대만 통과하면 참석 가능


역대 최대 규모로 거행돼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정부 공식 행사인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光州)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거행됐다. 현직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참석 이후 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다른 참석자들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현직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부른 것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의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해 방명록에 쓴 글. 문 대통령은“가슴에 새겨온 역사 헌법에 새겨 계승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청와대



기념식엔 문 대통령, 4부 요인, 여야 대표, 5·18 유족·유공자, 4·19 단체, 세월호 참사 유족, 일반 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해 1997년 정부 기념일 지정 이후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좌석 2000여 개는 행사 한 시간 전에 모두 찼고, 시민 수천 명이 중앙 통로에 도열해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이 오전 9시 50분쯤 5·18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에 나타나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질렀다. '문재인'을 연호하는 사람도 많았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가슴에 새겨온 역사 헌법에 새겨 계승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참석자들은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주요 인사들과 기념탑에 헌화·분향했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문 대통령은 세월호 배지는 착용하지 않았다.

조선일보

유족 안아준 文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기념식에서 5·18 때 희생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김소형씨를 안고 있다. /김영근 기자


5·18 유족 김소형(37)씨는 기념 공연 '슬픈 생일'에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전남 완도에서 직장을 다녔던 아버지 김재평씨는 1980년 5월 18일 딸이 태어난 것을 보려고 광주로 왔다가 계엄군 총탄에 사망했다. 김씨는 "5·18은 제가 이 세상에 왔던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제 아버지를, 제 어머니의 남편을 빼앗아간 슬픔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씨가 낭독 도중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자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문 대통령은 퇴장하는 김씨에게 다가가 안아주며 위로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이어 가수 권진원씨와 광주시립합창단이 '그대와 꽃피운다'를, 가수 전인권씨가 '상록수'를 불렀다. 전씨는 지난 대선 기간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전 의원을 지지했었다.

문 대통령 기념사는 15분 동안 이어졌다. ▲5·18 진상 규명 ▲헬기 사격, 발포 명령 규명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약속한 문 대통령 기념사가 진행되는 동안 박수가 24회 나왔고, 기념사가 끝나자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참석자 전원이 기립했다. 문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과 각각 잡은 손을 흔들며 악보를 보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일부 의원과 참석자들은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앞서 일부 참석자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여긴 왜 왔느냐"며 야유를 보냈다.

국가보훈처가 기획한 이날 기념식은 53분 동안 진행돼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념식은 20분간 진행됐다. 그간 기념식엔 초청장 소지자만 참석할 수 있었지만, 올해 기념식장엔 누구나 검색대만 통과하면 들어올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윤상원·박기순씨, 김재평씨, 행방불명자 묘역을 참배했다


--------------------------------------------------------------------------------------

http://news.zum.com/articles/38020282


국민들 가슴 뭉클하게 한 文 대통령 5·18기념식 3장면

유가족 보듬고…시민과 함께 입장…박수·환호 넘쳐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유가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광주시민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특히 기념식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행사 하루가 지난 19일에도 모두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국가 최고 권력자의 격식 없고 소탈한 모습에 시민들은 '감동적이었다', '대한민국이 함께 울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민들에게 오랜 기억으로 남을 문 대통령의 감동적인 3개 장면을 모아봤다.

◇유가족 보듬으며 따뜻한 위로

전 국민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순간은 대통령의 기념사 뒤 이어진 기념공연에서다.

'슬픈 생일'을 주제로 한 이 무대는 1980년 5월18일에 태어났으나 사흘 뒤 계엄군의 총탄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37·여)의 사연이 모니터를 통해 소개됐다. 이어 소형씨가 직접 무대에서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영상을 지켜보면서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던 문 대통령은 소형씨가 편지 낭독 후 눈물을 흘리면서 무대 뒤로 나가는 순간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소형씨를 향해 걸어갔다.

두 팔을 벌려 소형씨를 안아주려 걸어 나가는 대통령의 돌발행동(?)에 기념식 참석자들은 물론 청와대 경호팀도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소형씨를 10여초간 꼭 껴안고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울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공식행사 뒤에는 소형씨와 함께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 함께 참배하는 애틋함을 보여줬다.

행사 뒤 소형씨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대통령께서 제 손을 잡아주면서 울지 말라고 하시더라. 아버지 묘소도 함께 참배하러 가자고 했다"며 "울고 있는 저에게 어깨도 빌려주시고 너무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내빈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17.5.18



시민들과 함께 입장하며 파격 행보

기념식장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 역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경호 등의 이유로 이전 대통령들이 모두 5·18묘역 정문인 '민주의 문'을 이용하지 않고 차량을 이용해 행사장에 우회 입장한 반면 대통령은 일반 시민들과 함께 '민주의 문'을 통해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예상치 못한 대통령의 입장 모습에 양쪽으로 줄지어 서 있던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의 문'을 이용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첫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기념식장에 입장한 뒤에도 문 대통령은 몸을 낮춰가며 5·18유가족과 일반 시민들, 초청인사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눴고 이로 인해 기념식 시작이 4분가량 늦어지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박용춘씨(69)는 "국가 최고 권력자인 문 대통령의 격식 없고 소탈한 모습은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 시민들을 향해 이른바 '90도 폴더인사'를 하는 문 대통령의 모습 역시 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묘지 참배를 마친 뒤 나오며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7.5.18



◇13분 기념사에 시민들 23회 박수로 화답

그동안의 5·18기념식과 기념사가 고요하고 엄숙했다면

이번 37주년은 환호와 박수가 넘치는 무대였다.
13분 동안 이어진 문 대통령의 5·18기념사에는 시민들이 23회의 박수를 보내는 파격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5·18 진상규명', '헬기사격과 발포명령자 규명,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을 약속하면서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대통령이 기념사를 마친 순간에는 기념식장에 참석했던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대통령의 약속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








[ 풀영상]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