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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존재를 의심한 테레사  
원제 : 담마[진리], 의심 그리고 테레사 수녀  







[이 글은 12월 10일 부디스트채널(www.buddhistchannel.tv)에 실린 반테 담미카(Bhante S. Dhammika)의 기고문 ‘Dhamma, Doubt and Mother Teresa’를 옮긴 것입니다.
가톨릭에서 성녀(聖女)로 추앙을 받고 있는 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하느님[神]의 존재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서간문집 『테레사 수녀: 빛으로 오소서!(Mother Teresa: Come Be My Light)』출간이 가져올 충격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번역/이병두- 편집자]



싱가포르 -- 종종 ‘빈민가의 성자’로 불리던 테레사 수녀에 관해 최근 책이 출간되면서 가톨릭 세계와 바깥 세계에 불안과 걱정의 잔물결을 몰고 왔다. 『테레사 수녀: 빛으로 오소서!(Mother Teresa: Come Be My Light)』라는 제목의 이 책은 60여년 이상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저명한 수녀가 쓴 편지를 모아놓은 것이다.



    
이 편지들은, 수녀로 생활하기 시작한 초기 몇 년을 제외하고는 테레사 수녀가 단 한 차례도 예수님의 존재를 느꼈던 적이 없었고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으로 계속 괴로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은 테레사 수녀를 둘러싸고 벌어진 최초의 논란이 아니다.



1990년대 초, 그녀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부부가 다 기독교 신자인 가정에만 입양을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고아원의 이런 정책이 알려진 뒤에, 인디아에서 폭넓은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테레사 수녀에 관해 1997년에 쓴 책에서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는 독재자들이나 엉터리 사업가들과 어울려 이익을 꾀하고 그들의 기부를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냈는데, 이들 - 독재자와 엉터리 사업가들- 은 산아제한과 낙태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간주하고,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통제 투여를 거부하여 ‘그들이 그리스도가 겪었던 것과 똑같은 고통을 겪게’ 방치하는 사람들이다.



히친스의 주장을 받아들이든 아니든, 이번에 새로 나온 책[『테레사 수녀: 빛으로 오소서!(Mother Teresa: Come Be My Light)』]는 테레사 수녀의 내적인 삶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극적일 정도로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숱한 고백자(confessor)들에게 연달아 보낸 편지에서 그녀는 절망감과 자포자기에 가까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다. 그 가련한 여인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을 갖지 않고는 이 책을 읽기 어렵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해 말썽이 일어날 소지도 있다. 테레사 수녀는 자신의 편지를 모두 파기하라는 매우 엄격한 지시를 내렸었다. 자신이 내적으로 공허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바람[願]을 따라주지 않았고, 이제 매우 사적인 이 기도문들[missals]은 누구든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테레사 수녀에 대해 최근 이처럼 의외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톨릭교도들은 ‘성자로 널리 인정되어온 누군가가 어떻게 그처럼 영적으로 결핍되고 고통스런 삶을 영위할 수 있었는지’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녀가 가졌던 의심은 “그녀가 위대한 일을 할 수 있게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제안을 내놓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하느님은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라거나 “당신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하느님은 아무것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평론가는 “테레사 수녀가 남긴 편지들은, 자기 삶 속에서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거나 하느님이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ministry]이 될 수도 있다”고 썼다.



현대의 기독교 호교론(護敎論)자들을 보면 나는 가끔 한 알코올 중독자를 떠올린다. 그[알코올 중독자]는 술 냄새를 풍기면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딱 한 병밖에 마시지 않았다.”고 우긴다. 그를 데려온 친구들이 그를 한옆으로 옮겨놓고 “이 사람은 너무 많이 마셨고 우리들에게는 번번이 ‘언제라도 내가 원하는 때에 술을 끊을 수 있다’고 기분 좋게 이야기한다.”고 살짝 알려준다. 집안 곳곳에 숨겨놓은 위스키 병을 아내가 찾아내면,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주려고 준비해둔 것이다.”고 우긴다. 계속해서 술에 취해 직장에 나가다가 결국 실직을 하고 난 뒤 그는 가족들에게 “실은 윗사람이 나를 싫어하기 때문에 해고되었다”고 설명한다. 몇 해가 지나고 그와 정반대 증거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상식에 어긋나게도, 그 알코올 중독자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시킬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항상 [자기만의] ‘답’을 갖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몇 년 안으로 기독교 신학자들은 “하느님이 왜 테레사 수녀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는지?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명백한 답 이외에는 그녀의 기도에 왜 응답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수천 가지 그럴듯한 이유를 생각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만이 당신에게 평화를 줄 수 있다”고 영원히 주장하는 복음주의 기독교도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전 생애를 그리스도에게 바치고 그리스도의 존재를 그토록 간절히 염원했는데도 불구하고, 테레사 수녀처럼 헌신적이고 겸손하며 자기희생적인 여인이 왜 짧은 순간의 평화조차 거의 갖지 못했는지?” 설명하느라 진땀을 뺄 것이다.



테레사 수녀의 비극은 그녀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모든 영성(spirituality)의 바탕’이라고 여기는 신앙을 안고 태어났다는 점이다. 도스토예프스키나 여러 다른 사람들처럼, 그녀는 “만약 하느님이 없다면 인생은 무의미하고, 윤리적인 기분들은 바탕이 없을 것이며 우주에 대해 설명할 수 없을 것이 틀림없다.”라고 확신했었다.



그녀가 남긴 여러 편지에 따르면, 테레사 수녀가 하느님에 대해 가졌던 믿음은 1948년 캘커타로 옮겨가 ‘죽음을 앞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집(the Home for the Destitute Dying)’을 세운 직후부터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교도에게는 이런 일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상처에 구더기가 들끓고, 살아 있도 ‘신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것이다. 그 뒤로 여러 해 동안 테레사 수녀는 다양한 고백자들에게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과 하느님에게서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편지로 써서 보냈고, 그들은 “인내하고 더욱 열심히 기도하라”고 권하였다.



그녀의 고백자들이 해주는 충고와 격려가 가끔은 도움이 되어 궁지에서 잠시 벗어나게 하기도 했지만 그 어려운 상황은 항상 되돌아왔다. 만약 부처님께서 그녀의 고백을 들어주는 고백자였다고 가정해보자. 그녀가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의심이 갑니다.”고 말씀드리면,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미소를 짓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은 좋은 것이오. 의심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오. 불확실[不明]은 의심이 가는 어떤 것에 대해 일어납니다.”라고 말씀하실 것이다.(『앙굿따라 니까야』1)



그녀가 살아온  상황에 비추어, 이런 말씀이 그녀에게 쇼크를 주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이렇게 여쭈어볼 수도 있다. “세존이시여, 하지만 하느님이 없다면 불멸의 영혼도 절대로 없을 것이고 따라서 구원도 없을 텐데요!” [이 질문을 받은]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실 것이다. “누군가가 ‘아, 내가 그것을 가졌었는데 이제 더 이상 그것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몹시 슬퍼하고 한탄하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슬픔을 느낄 것이오.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에 대해 동요하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오.” (『맛지마 니까야』1) 그러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무아(無我; anatta)’의 진리를 설명해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그 다음에 ‘업’에 대해 말씀을 해주어 그녀가 “상과 벌을 내세워 모든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놓는 신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지 않고도 윤리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실상을 볼 수 있게 해주실 것이다. ‘여덟 가지 고귀한 길[八正道]’를 가르쳐주어, 그녀가 “예수님이 안 계실지라도, 삶은 방향과 목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게 해주실 것이다. 그분은 또한 “의심을 가지는 것이 꼭 반역과 죄가 있다는 표시는 아니며 오히려 가끔은 지성의 표시일 수 있다”고 확신시켜 주실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처님께서는 명상법을 보여주어 그녀가 내적으로 평정심과  평화를 닦게 해주실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다면, 테레사 수녀는 그녀가 이제까지 해왔던 모든 선행을 계속해서 하고 동시에 내적인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새롭게 드러난 자료에 비추어 볼 때, 테레사 수녀가 그 동안 열광적일 정도로 활동하고, 자신에 대해 가혹하게 대하며 인간성을 요구해온 것들이 모두 그토록 힘들게 싸워온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그녀가 남긴 거의 모든 편지에서 발견되는, 끝없는 자기-비하[self-abasement]도 똑같은 이유에서 연원한다. 이 중 단 하나도 테레사 수녀의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그 어떤 기준을 적용한다고 해도, 그녀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울인 헌신은 - 적어도 성자라는 말을 종교적인 의미로 쓰지 않을 경우에는 - 그녀를 성자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것은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더욱 심각한 의심을 낫게 된다.



테레사 수녀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도 자신이 해온 모든 일을 할 수 있었고, 이제 우리는 “그녀가 하느님을 믿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해왔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을 가 믿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해왔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을 가지는 동안에만은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상,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없을 때 하느님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녀의 삶을 그처럼 불행하게 만든 것은 [다른 누구의 책임이 아니고] 오직 그녀의 신념이었다.





향 산 nagapura@paran.com



조회 수 :
1753
등록일 :
2007.12.16
16:46:33 (*.190.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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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2007.12.16
17:30:52
(*.51.157.186)
테라사 수녀께서 일생동안 "하나님을 의심해 온"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의심하지 않고 어떻게 신의 일을 하고 세상일을 하겠습니까
의심하지 않고 어떻게 진리를 갈구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의심하지 않고 어떻게 지혜를 얻을 수 있단 말입니까
의심하지 않고 어떻게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단 말입니까
선을 행해야 할때는 바른 마음으로 지혜로 살펴 선해야 합니다.
우리 인간은 좋은 일한다고 하면서도 나쁜 짓을 하는 것이 인간입니다.

테레사 수녀의 솔찍한 고백은 진정으로 그 자신을 존재케 했습니다.

숫한 고뇌와 방황속에서 결국에는 깨달음의 빛이 태어납니다.
밥잘먹고 부와 권력이 있다고 해서 영원한 것은 없으므로
마음을 속인다고 그것이 다 참이 아님을 알 수 있듯이 테레사 수녀의 고백은 정당한 것 입니다.

내적으로 갈등하는 무언가 공허한 신의 존재를 찾고자한 그의 고된 싸움과 어렵고 가난한 병든자들을 돕고 자신을 학대하며 수행과정임을 자각할때 이후의 생에 헛된 삶이 아닌 가치있는 경험이 될 것 입니다.

테레사 수녀가 어려고 가난한자 병든자들 죽어가는 자들을 돌보며 그들의 눈을 보면서 신이란 존재한다는 막연한 감정을 품고 마냥 즐겁고 행복한 감정으로 병든자들을 돌본다할 수 없습니다.

테레사 수녀의 고백은 가난한자 병든자 죽어가는 자의 삶에서 자신과 그들과의 공명을 이르키어 가슴으로 느끼고 보여주는 반사경처럼 그들의 삶에 일부가 되었습니다.
진정으로 테레사 수녀가 간난하고 죽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매일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면 오히려 잘못 된 것 입니다.
그의 고뇌와 방황은 그의 존재를 위해 가치있는 행위임을 발견 합니다.


김경호

2007.12.16
17:33:05
(*.51.157.186)
고통 없는 깨달음은 깨달음이 아니오.
고통은 성숙을 만드는 도구 입니다.

공명

2007.12.16
21:13:17
(*.46.92.48)
테레사수녀의 내적 갈등으로 인한 고뇌는 비단 그분만이 겪었던 것은 아닐것입니다.

그분의 종교관에 비판을 하는것은 아닙니다만, 하나의 편협되고 독선적인 종교관이 그 자신에게 수많은 의심을 주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볼수있습니다.

남들에게 성녀라는 칭호를 받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추앙받은들 그녀 자신이 스스로 행복과 즐거움을 갖지 못한다면 그모든 것들은 스스로에게 큰의미는 되지 못할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여러 사상과 여러 종교철학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있어야 하며, 자신의 행복과 자기만족을 위한 자신만의 중심이 먼저 세워진 연후에 타인을 배려하는 신앙적 생활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만약 테레사수녀가 여러 사상과 타종교에 관심을 가지고 신앙의 폭을 넓혔더라면, 설혹 성녀로서 추앙받지는 못했을 지라도 스스로의 행복을 또는 그녀가 찾고자한 하느님의 본질을 발견했을수도 있을겄입니다.

자기완성을 향한 열정으로 날밤을 지세며 고뇌속에 또는 평안속에 머무는 여러 영성인들에게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하는 고귀한 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님께 항상 빛과 사랑이 합께하길 기원합니다.^^

허적

2007.12.17
03:26:16
(*.252.236.62)
.

님,

테레사 수녀는 내적 갈등을 겪었던 분이 아닙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축복 속에 役事하신 분입니다.

다만,

그녀의 신은 [最高의 神]이라서,

그 앞에 나타나 예언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최고의 신이 주는 사랑은 그런 겁니다.

귀신에 홀리지 않게 하고,

악마의 음성에 귀 기울이지 않게 하고,

아수라의 형상에 눈이 멀지 않게 하며,

묵묵히 타인을 돌보게 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미 신앙의 폭이 충분히 넓혀진 분입니다.

그러해서, 검은 아프리카에 영혼을 묻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녀를 동정하는 자가 있다면,

그녀의 겸손조차 돌보지 못하는 무지한 자이며,

아마도,

[최고의 신]을 [노아의 주인] 정도로 전락시킬 수 있는 자일 겝니다.



허적..

.

태평소

2007.12.17
07:05:24
(*.214.215.170)

테레사 수녀는 단지 구약성경의 주인공의 존재를 부정했고,
그 존재를 맹신하는 자들이 깜짝 놀라서 테레사 수녀를 공격하는 걸로 보이네요.
오늘도 구약성경의 주인공에게 흠뻑 젖어서
죄의식과 두려움을 전파하는 데에 여념이 없는 자들이
입으로는 그 정반대인 사랑을 노래하니
그 보다 같잖은 일이 또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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