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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사
고려항공 여 승무원과의 대화
NK투데이
기사입력: 2014/10/22 [14:42] 최종편집: ⓒ 자주민보

<편집자 주 : NK투데이는 재미교포 CJ Kang씨의 방북기를 게재했다. 이에 인용보도한다. NK투데이는 필자와의 협의하에 글을 게재하며 필자의 뜻을 살리기 위해 원문을 그대로 게재함을 알렸다. 한편 이 글은 자주민보의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힌다. CJ KANG씨는 지난 9월3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

아침이 밝아 호텔에서 조선식으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하였다. 간단한 반찬 몇가지지만 밥과 국이 제공된다. 노 박사님이 음료수 하나를 가져와 마셨기에 내가 계산하려는데 우리말을 모르는 종업원 아주머니가 쓰웬이라고 말한다. 무슨 일인가하고 바라보다가 아하 4원이라는 소리구나하고 지갑을 열어서 내어주니 다시 쓰웬이라고 말하면서 부족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래 아 10원을 달라는구나하고 내어주니 맞단다. 아주 옛날 “이얼싼쓰우류찌파쥬쓰”하면서 중국어를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때 4와 10을 우리 말로 하면 똑같은 것 같아서 헷갈려했는데 이렇게 그것 때문에 실제로 중국 땅에서 애를 먹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그래 다시 4와 10을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배워보려 했는데 다들 웃으면서 뭐라 하는데 여전히 어렵다. 10을 발음할 때 더 강하게 하는 것 같긴 한데 다시 알려달라해도 잘 가르쳐주질 않는다. 이다음에 또 실수하게 되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아는 중국어가 몇 마디나 된다고 저 발음 하나 배운다고 더이상 뭐가 달라지랴.

어제 만났던 노길남 박사님의 동생은 우리와 헤어져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고 한다. 아, 내가 그분도 우리와 함께 평양으로 간다고 잠깐 동안 착각을 했었다. 지금은 한국 국적으로 북한에 가기 어려운 시절인 것을 깜빡하고는 함께 만나 대화하고 식사하면서 우리와 함께 가는 것으로 여겼었다. 두분 형제가 공항에서 다시 작별을 고한다. 두 분은 세상의 어떤 나라라도 갈 수 있을 것인데도 북부조국만은 형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 함께 찾아 여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분단의 아픔을 또 느끼게 된다.

이제 고려항공 JS156기로 평양으로 들어간다. 선양에서 평양행 비행기는 한 주에 두 번이 있다 한다. 카운터 앞은 벌써 여러 줄이 늘어서있다. 동포다! 우리 동포들이 볼일로 이곳 중국 땅에 나왔다가 지금 나와 같이 북부 조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함께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것이다. 커다란 박스들이 사이사이에 늘어서 있다. 무엇이 들었을까? 북부조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나 부속품들을 여기서 구입해 가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개인이 필요한 물건이기보다는 소속해있는 기업소(회사)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해가는 것이리라.

출국수속을 마치고 탑승장으로 가는 동안 오후 1시 25분의 고려민항을 타기엔 시간이 있어 로 박사님과 함께 탑승장 입구의 중국 음식점에서 눈에 띄는 짜장면과 비슷한 사진의 맛있어보이는 국수를 시켰다. 과일 음료와 함께 나온 그 면은 중국 된장 맛만 날 뿐 우리 입맛에 도저히 맞질 않는다. 대부분의 중국음식은 내가 잘 먹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사진만 보고는 맛있을 것이라 여긴 것이 잘못이다. 그래, 평양의 맛있는 냉면을 곧 먹게 될 것이니 참아야지.


평양행 비행기는 200여 명 이상 태울 수 있어 보이는 러시아 산 제트기였는데 자리가 모두 찼다. 비상구 옆의 자리에 앉게 되어 조금 멀찍이나마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자리에 노 박사님이 나를 배려하여 앉게 하신다. 손을 뻗어 두 사람이 자리에 앉은채 직접 기념 사진을 찍었다.

비행기가 출발하려는데 내 오른편 비상구 옆에 세워져있던 제법 높은 의자를 펴서 한 승무원 여성이 앉아 약간 나를 내려보는 자세로 목례를 한다. 이렇게 북부 조국으로 들어가면서 이번엔 북의 여성 승무원이 바로 곁에 앉아서 비행기가 이륙하여 안정될 때까지 대화나눌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이다.

노 박사님이 기자정신을 발휘하여 바로 말을 건넨다. 명찰을 보고는 “한성심 동무, 얼마나 오래 승무원 일을 했소?” 그 질문에 약간 웃음을 띤 모습으로 “ 이제 1년 조금 더 됐습니다.” “승무원이 되기 위해선 어떤 학교를 나와야 합니까. 전문학교를 나오면 됩니까?” “네, 학교에서 배우고, 또 실습으로 직접 일을 익힌 후 일하게 됩니다.” “한성심 동무, 어제 우리가 선양 목란각에서 한 접대원 동무를 만나 어떤 질문을 던졌는데 동무도 같은 질문에 대답해 주면 좋겠소.” “네, 뭐든지 물어보세요.” 이렇게 대답하는 한성심 승무원, 약간 둥글며 반듯한 그 얼굴은 같은 비행기 속의 여러 승무원들 가운데 전형적인 북부조국의 미녀형이었다. 아직 너무도 어리고 순수한 그 모습을 내가 바로 곁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 너무 미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노 박사님이 그런 와중에 설핏 찍은 역광으로 나온 사진이 있어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게 해주니 참 다행이다.

노 박사님이 이제 날더러 어제 노 박사님이 했던 그 질문을 해보라고 권하신다. 내가 물었다. 북부조국에서 남녀 사이에 연애와 중매결혼의 비율이 어떠한가고 묻자 본인은 아직 그런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잘 모르지만 대략 50:50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고 말해준다. 그래 어제 그 접대원은 대략 30:70 정도가 되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면서 주변에 언니나 친지들은 어떻게 결혼하던가를 물어보니 오빠가 있는데 아직 미혼이라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나이 21세면 이제 성인인데도 아주 꿈많은 소녀같은 앳된 모습이다. 내친김에 결혼 상대자로서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그 역시 얼굴을 붉히면서 본인은 아직 어려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해준다.

“결혼을 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사람됨됨이 즉 인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국과 이웃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좋은 품성을 갖춘 사람이 가장 우선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하기에 그래 어제 들은 대답으로는 군대를 제대한 사람이 첫째라고 했는데 그것과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대답인데 군대를 제대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은 아닌가하고 물어보았다.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하기를 “사람에 따라서 군대에 가고 싶어도 신체적인 제약 때문에 갈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말입니다. 그가 어디에서 일하던 열심히 조국을 위해서 일하고 봉사하는 사람이라면 꼭 군대를 제대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우리 공화국에선 자신이 필요한 곳에서 열심히 봉사하며 살 수 있는 곳이고 그런 사람이라면 결혼할 남성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당에 가입해야 하는 조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 또한 마음을 찡하게 한다. “상대 남자가 결혼하기 전에 당에 가입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리 다 이루고 준비해서 결혼하는 것보다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 도와가며 나라와 인민에게 복무하다보면 당에도 가입하게 됩니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때부터 남편과 함께 이뤄나가면 됩니다”라고 말해주지 않는가?

참으로 나를 감동케 하는 말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황금만능의 사회에서의 결혼관과 이 얼마나 다른가? 아, 생각해보니 한때는 우리 사회도 부분적으로 이렇게 남녀가 사랑만 있으면 결혼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 또한 그런 방식으로 결혼을 했었다. 그렇지만 그건 이미 한 세대 전의 일이었고 또한 사랑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결혼이다. 지금 세태는 청춘 남녀가 대부분 사랑에 빠졌다고 결혼하지 않는다. 결혼하기 전에 어느 정도 미리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대방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돈이 우선인 자본주의 사회가 그런 결혼관을 낳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상대방의 돈벌이가 시원찮으면 그날부터 고생인 것이 현실이니 그걸 피하고 보다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 욕망을 어떻게 탓할 것인가?

한데 이 승무원 여성은 결혼할 상대방의 인품이 이웃과 조국을 위하여 얼마나 헌신하고 봉사할까를 생각해보고 그런 상대방을 만나겠다는 결혼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랑만 있으면 결혼하겠다던 한 세대 전 그 시절, 우리 사회의 비교적 순수한 남녀의 애정관보다 좀 더 높은 차원이 아닌가? 인간의 품성이 이렇게 높은 수준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사회라면 우린 그 사회의 깊은 곳곳을 한번 세세하게 잘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먼 길을 돌아서 북부조국을 방문하는 것이기도 하다.

질문에 대답한 두 사람의 답이 많이 다른 것 같지만 한편으로 깊이 들여다보면 그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둘다 자신이 나고 자란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인민에게 봉사하려는 마음이다. 첫번 질문에 대답했던 목란각의 박원심 접대원의 대답 또한 군대를 나오고 당에 가입하고 집안이 좋은 남편을 만나 그들이 더욱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나라를 위하고 인민을 위하는 사람을 만나 그런 사람과 함께 자신의 조국을 위하여 봉사하는 삶을 살고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단지 우리가 느닷없이 던진 질문에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할 자리가 못 되므로 (식당에서는 자리에 앉지 못하게 되어 있어 서서 대답을 해주었다) 단답형으로 대답한 것일 뿐이다. 그걸 얼핏 듣고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북한의 여성도 상대 남성이 이뤄낸 것을 결혼을 통하여 얻으려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 속마음을 바로 알지 못한 것일 뿐이다.

북의 여성들에게는 결혼이 그들 개인의 행복을 위한 것이면서도 또한 두 사람이 함께 그들의 이웃과 조국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기 위한 것이란 생각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고, 그래 그 길을 위하여 남편이 될 사람은 이러이러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숨김없이 말해준 것이다.

내가 한성심 승무원에게 정말 훌륭하고 고귀한 생각이라며, 당연히 결혼은 상대방의 사람 됨됨이를 가장 귀하게 여기고 만나 함께 살아가면서 원하는 일을 이뤄내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고 나도 생각한다며, 그래 한성심 승무원이 아주 어린 나이이지만 그 생각이 너무도 귀한 생각으로 여겨진다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크게 존경한다고 말해주었다.

선양 국제공항에서 한참 동안 이륙을 대기하던 비행기가 한성심 승무원에게 질문하고 그 대답을 듣는 동안에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제 승무원으로 일할 시간이다. 승객들에게 오렌지 쥬스를 권하기 시작한다. 이제 곧 북부조국의 하늘로 이 비행기는 진입하게 된다. 기내 방송에서 이 비행기는 압록강 위를 지나고 있다고 알려준다. 끝없이 이어진 하얀 구름에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이제 드디어 북한 땅으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하는 감회에 젖는다.

공항 대기 시간을 제외하면 선양에서 평양 까지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의 고도가 낮아지면서 북부조국의 산천이 창밖으로 내려다보인다. 9월 초순이라 온 산하는 짙푸른 산이고 들이다. 그러면서도 들판의 벼가 익어가는 탓인지 약간의 노란 빛도 곁들여져 참 아름답다. 오른편에 멀찌기 바다도 보인다. 바로 북녘 땅의 황해바다다.

한반도, 별로 넓지 않은 조국이 해방과 함께 분단되어 토막나 지난 69년 동안 남한의 동포들이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곳에 드디어 비행기는 내렸다. 트랩을 내려와서는 공항청사까지 갈 버스를 타기 전에 노길남 박사님이 기념촬영을 하자고 하신다. 평양에 내려 고려항공이라 새겨진 비행기 앞에서 촬영을 한 지금부터 25년만에 다시 찾은 북부조국에서의 나의 일정은 시작된다. (201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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