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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항쟁분위기의 청계광장 국민촛불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5/17 [23:2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5.17 주최측 추산 5만여 명이 청계광장에 운집, 세월호 국민촛불집회를 열었다. 숫자만큼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의 열기도 뜨거웠다.     © 자주민보, 이창기 기자

▲ 5.17 청계광장 범국민촛불행동 집회     © 자주민보

▲ 인터넷 요리카페 82cook 모임 어머니들도 범국민촛불집회 참석을 위해 청계광장으로 나섰다.     © 자주민보

▲ 한신대 민중신학회 세월호 진상규명 삭발 단식 농성단도 범국민촛불행동에 참가     © 자주민보

▲ 지난 주에 이어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 전 4시 30분에 열린 세월호 참사 국민대토론회의 열기도 갈수록 뜨거웠다. 일부 토론자들 속에서 이번 세월호 참사에는 무슨 음모가 있지 않는가 의심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진도관제센터 통신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음모가 없고서야 이럴 수는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자주민보

▲ 엄마 따라 청계광장에 와서'노란손수건' 오혜란 대표의 눈물어린 연설을 듣고 있는 아이의 눈빛     © 자주민보


17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시민 촛불 원탁회의' 주관 세월호 관련 국민촛불 집회 참여자가 지난주 5천여명에서 이번엔 주최측 추산 5만여명으로 1주일만에 열배로 늘었다.(연합뉴스 추산 3만명, 경찰추산 1만명)

본지에서는 보기엔 3만여명으로 추산되었지만 사실 광장이 넓었다면 5만이 아니라 10만명도 충분히 모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근혜정부가 책임져라, 아이들을 살려내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 여러 구호판을 든 정말 많은 국민들이 성난 파도가 밀려오듯 청계광장으로 밀려들어왔다.
주변을 한바퀴 돌며 분위기를 취재하려다가 결국 10분만에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하도 사람이 많아 걸어다닐 수가 없었다. 
청계광장 주 무대에서 꽤 앞쪽으로 떨어져있는 모전교에 2차 무대를 만들었는데 거기에도 모니터가 보이는 곳까지 시민들이 가득 들어차버렸다.

6,000여명의 전교조 교사들이 스승으로서 아이들을 잃은 슬픔과 아이들을 거의 학살하다시피한 정부에 대한 분노를 안고 사전 집회를 연 후 이 국민촛불집회에 참석하였고 일부 노동자들도 조직적으로 참가하였다.

이런 대중단체뿐만 아니라 가족요리정보를 나누는 인터넷카페 등 수많은 인터넷 모임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하여 긴급히 만들어진 '엄마의 노란손수건', '가만히 있으라', '검은티행동', '416명의아름다운행동' 등 모임도 참여하였으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적지 않았고 외국인들도 자주 눈에 보였다. 지나가다가 참여하는 시민들이야 헤아릴 수 없었다.
이런 국민들의 기세에 눌렸는지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이번에는 근처에서 하지 못하고 길 건너편 동화면세점 앞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 세월호 범국민촛불집회 전에 촛불을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     © 자주민보

▲ 가족대책위의 천만인 서명도 한 시간에 800명이 서명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 자주민보

▲ 국민들에게 박근혜정부 규탄 투쟁에 모두 일어나라고 온몸을 떨며 외치는 김상근 목사     © 자주민보

▲ 정현곤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운영위원장은 마지막 연사로 나서 온몸으로 절규했다. 박근혜정권의 작금의 독재정치는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온 국민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 자주민보

▲ 연사들의 발언에 열렬히 호응하는 시민들     © 자주민보


주목할 점은 시민들의 이런 숫자만이 아니라 뜨거운 열기였다.

집회 때 사용할 촛불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 속에는 시민단체 소속 활동가들만이 아니라 지나가다가 도와주겠다고 함께 앉은 자원봉사자들도 많았다.
 
가족대책위의 부탁으로 박근혜정부에게 명확한 사고진상규명과 확실한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천만인 서명을 받고 있는 탁자에 가서 물어보니 1시간에 800명도 넘게 서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주최측에 이렇게 큰 무대를 만들려면 비용도 많이 들텐데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5,000원에 파는 부착용 세월호 현수막도 많이 팔리고 집회 중간에 모금함을 돌리면 많은 시민들이 동참해주고 있다며 어렵지만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국민촛불집회를 계속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혹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몸부림치며 절규하였다.

김상근 목사는 대표 연설을 통해  국민 생명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은 온전한 대통령이 아니라며 이 정부는 진심도  진정성도  없어 책임자 처벌을 그들에게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고 이땅 어머니들도, 중고등학생들도, 대학생도, 지식인, 노동자, 농민 모두가 다 일어나야 한다고 온몸을 떨며 간절하게 외쳤다.
 
백기완 선생, 민주노총위원장 등 저명한 재야인사나 진보적 대중단체의 대표들도 집회에 참석했지만 연단에는 오르지 않았다.

대신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세월호 관련 단체인 '엄마의 노란손수건', '검은티행동', '416명의아름다운행동', 한신대 '민중신학회' 삭발단식농성자들 등의 발언이 주를 이루었다.
이들은 처음엔 두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경찰에서 '이건 추모가 아니라 불법행위'라며 위협과 탄압을 가해오자 더욱 더 분노하게 되었다며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더욱 열심히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특히 삭발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한신대 민중신학회 김진모 학생이 "이번 세월호는 사고입니까 학살입니까?"라고 참석자들에게 묻자 "학살"이라는 대답이 참석자들 속에서 즉각 활화산처럼 터져나왔다.

이정열, 손병휘 가수의 노래와 민족춤패 '출'의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춤 공연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집회는 kbs소속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연단에 올랐을 때부터 더욱 끓어올랐다. 자신도 기레기(기자쓰레기)였다고 먼저 반성을 한 다음 그는 시민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 때문에 학생들이 다 죽었다. 이제 국민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선장의 말을 듣겠는가'라고 묻자 시민들은 "바꿔버려야 한다"고 열화와 같이 외쳤다.

하여 그도 박근혜정권에 아부아첨만 해오고 정권에게 시킨대로 방송제작을 지시한 KBS 길환영 선장을 바꿔버리기 위해 월요일부터 뜻있는 기자들과 직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와~'하는 환호와 연신 뜨거운 지지의 박수를 보냈다.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신민들의 반응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국민촛불집회는 정현곤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운영위원장의 발언으로 절정에 올랐다.
그는 세월호 관련된 박근혜 정부의 납득할 수 없는 행위들을 지적하면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절대로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온몸으로 절규하였고 참석한 국민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호응하였다.
80년대 6월항쟁 그때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광경이었다.

▲ 민족춤패 '출'의 세월호 희생자 추모의 춤 공연     ©자주민보

▲ 희생된 아이들에 대한 비통함으로 눈물범먹이 된 얼굴로 박근혜정부와 제도권언론의 만행을 규탄하는 '엄마의 노란손수건' 오혜란 대표의 연설     ©자주민보

▲ 사고 당시 안내방송을 비유해 '가만히 있으라'는 침묵시위를 이끌어온 안산에서 사는 대학생 용혜인(25)씨는 이번 세월호 참사로 자신을 가르쳐준 고교시절 스승과 친인척 등 많은 지인들을 잃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의혹투성이 참사임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정부의 요구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행동에 나섰다고 말하면서 경찰이 자신에게 이건 "추모가 아니라 불법행위"라며 압박을 가해와 더욱 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울 뜨거운 의지를 밝혔다.     © 자주민보

▲ 주최측에서 제작한 세월호 관련 동영상을 보다가 오열에 통곡까지 하는 참석자들, 결국 박근혜대통령을 규탄하는 참석자들의 구호가 동영상 상영 중에 터져 나오기도 했다. 국민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았다. 6항쟁의 그날의 느낌이었다.     © 자주민보


주최측에서 제작한 세월호 관련 동영상을 볼 때는 온통 눈물바다였다.
희생자 학부모들의 모습만 잠깐 화면에 비춰도 다들 눈물을 흘렸다.
오열과 통곡을 참지 못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동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참석자들 속에서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오열 섞인 절규가 터져 나왔고 주위 사람들이 일제히 따라 외치기도 했다.

집회 중간 중간 구호를 선창하는 사회자의 목소리에도 울분이 가득차 있었고 따라외치는 참석자들의 외침도 폭풍같았다.


집회가 끝나고 시청광장까지 행진에 들어간다는 사회자의 발언이 나오자 참석했던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로 가자!"고 외쳤다.

4.19 그날에도 이런 분위기였을까.
후에 민중의소리 보도를 보니 일부 참석자들은 기어이 청와대로 진격해가다가 전원 연행되었다고 한다.

행진 후 시청광장에서 정리집회를 가진 주최측은 다음주말엔 10만명의 국민촛불집회를 예고하였다.

▲ 청와대로 행진하던 시민들을 연행하는 경찰들     © 민중의소리동영상 복사


▲ 14년 5월 17일 청계광장 세월호 국민촛불 이모저모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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