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정세에 미국이 없다.
<분석과전망> 중국과 일본의 발 빠른 대북행보, 그러나 미국은?
한성
기사입력: 2014/03/20 [17:58] 최종편집: ⓒ 자주민보
북을 향한 일본과 중국의 행보가 가히 눈부시다.
일본이 북과 재작년 11월 이후 중단된 정부 간 협상을 재개하는데 합의했다. 일본은 20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북과의 2차적십자실무회담과 외무성 과장 간 비공식 협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 열릴 정부 간 협의와 관련하여 "가능한 한 조기에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 표명이다.
지난 3일 첫 적십자실무회담이 진행되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었다. 1년7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북일접촉이어서였지만 의제가 유골 수습문제라서 더 그랬다. 유골 수습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북일 관계가 전체적으로 진전되는 것에 의해서만 해결의 계기와 동력을 얻게 되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가 유골 수습문제이다.
원래가 그랬다. 사람들은 미군 유골문제가 북미관계정상화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 북일적십자회담을 곧바로 북일관계정상화문제와 연동시켜 보아도 무방한 이유이다.
구체적으로 일본은 자국민 납북피해자문제를 북은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이 시행 중인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 등 제재완화문제 등을 의제로 내놓고 전반 북일정상화 문제를 다루어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일문제는 북과 일본 간에 국한된 문제로 될 수가 없다. 전반 동북아정세와 밀접하고 직접적으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이다.
일본에 못지않게 중국의 대북행보가 빠르며 잦은 것이 유독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현재,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북해있다. 의제는 ‘6자 회담 재개 방안’이다. 중국정부가 밝혔다. 중국정부의 확인이 아니어도 쉽게 관측되는 내용이다.
지난달 17∼20일 중국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이 방북을 했었다. 박의춘 외무상과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서는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부장은 북에서 나와 베이징으로 귀환했다가 곧바로 방한을 했다. 우리나라와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숨 가쁘게 이루어진 중국의 남북연쇄접촉이었다. 구체적인 현안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누구라고 관측할 수 있었다.
우 대표의 방북행보가 류 부부장의 남북 접촉 결과 등을 토대로 6자회담 재개 조건을 구체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따라서 매우 합리적인 것이 된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우 대표의 평양도착 사실을 북이 중국보다 앞서 공개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17일 조선중앙통신이 중국보다 이틀이나 먼저 보도를 한 것이다. 단순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북중 간의 협의가 북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명징한 현상이다. 구체적으로는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되는 조치를 북이 전향적으로 준비.제시할 수도 있음을 의미해준다.
이는 마치 6자회담 재개 드라이브의 열쇠를 북이 쥐고 있는 듯한 모양새처럼 보인다. 북이 중심이 되고 여기에 일본과 중국이 따르고 있는 전반의 흐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들은 우리정부가 지난 달 남북고위급접촉을 하고 이의 성과로 금강산에서 남북이산가족상봉사업을 벌인 것을 포함하여 한중일이 저마다의 내용을 가지고 북을 향해 적극적으로 내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쨋건 이것들은 동북아 정세의 커다란 흐름을 구성하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동북아정세의 결정적인 축으로 되는 미국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이 사실 의아해하고 있다. 미국이 그 무슨 딜레마에라도 빠져있는 것인가?
북이 최근에 잇달아 미사일발사를 하는데도 미국은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의례적으로’ 중단할 것을 요청할 뿐 별 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도 않다.
하는 것이 있다면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 밖에 없다. 북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보이고 있는 행보는 말할 것도 없고 남북관계개선의 궤도에 오르고 있는 우리정부와도 어긋나는 행보를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동북아정세에서 한중일의 행보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대단히 희한한 현상이다. 정세 구성의 또 다른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지금의 미국 행보에 대해 정확히 규정해내기란 쉽지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했다. 그 무슨 체념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그런 언사를 전문가들은 하고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이 있기는 하다. 미국의 행보가 한중일의 행보와 엇박자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정세에서 지금 미국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미국은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