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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사랑과 기쁨은 진정한 자신과 연결될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우리 본연의 상태가 곧 사랑과 기쁨의 상태로서 그 감정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생각의 흐름 속에 틈새가 생길 때면 언제라도 사랑과 기쁨을 맛볼 수 있고, 잠시나마 심오한 평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틈새를 경험하는 일이 지극히 드물고, 어쩌다 우연히 경험할 뿐입니다.  지극히 아름다운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육체가 극도로 피곤해졌을 때, 혹은 위기 일발의 상황에 처했을 때 마음이 '할말을 잃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내적인 고요함을 겪게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고요함 속에는 미묘하면서도 강렬한 기쁨이 있고, 사랑과 평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대개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마음은 곧 '생각'이라는 시끄러운 활동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죠.  사랑과 기쁨과 평화는 생각의 지배로 부터 우리 스스로를 해방시키기 전까지는 꽃피울 수 없습니다.  사랑과 기쁨과 평화는 '감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 너머 훨씬 더 깊은 차원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완전히 의식하고 느낄 수 있어야만 그 너머의 것들도 느낄 수 있습니다.  감정이란 문자 그대로 '교란'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emotion은 '교란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emovere에서 유래된 말이다.)

사랑과 기쁨과 평화는 존재의 심오한 상태입니다.  자신의 진정한 존재와 내적으로 연결된 상태인 것입니다.  그런 상태는 마음 너머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대립이 없습니다.  반면, 마음의 일부인 감정은 이원성의 법칙에 따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악이 없으면 선도 없습니다.  마음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경험하는 '기쁨'이란 고통의 반대편에 있는 쾌락에 지나지 않아서 오래가지 못합니다.  

거기에 자로잡혀서는 쾌락과 고통이라는 극단을 오갈 수 있을 뿐입니다.  쾌락은 항상 외부에서 오지만 기쁨은 내면에서 일어납니다.  오늘 즐거움을 주는 바로 그것이 내일은 고통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쾌락이 떠난 자리에는 고통이 남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잠시 동안은 즐겁고 흥미로울 수 있겠지만, 위태롭고 중독적인 집착이기 쉬워서, 스위치를 한번 누르기만 하면 완전히 거꾸로 뒤집히고 맙니다.  수많은 '사랑의 관계'들을 보십시오.  처음의 도취 상태가 지나가면, 사랑과 증오가 밀고 당기기를 되풀이할 뿐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진정한 사랑은 갑작스럽게 증오로 변하지 않고, 진정한 기쁨 또한 쉽사리 고통으로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마음과 동일시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도 진정한 기쁨과 진정한 사랑을, 내면의 깊은 평화를, 고요하면서도 진정 살아 있다는 감각을 잠시 잠깐 경험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 상태야말로 우리 본연의 모습이지만, 대개는 마음에 의해 흐려져 있기 일쑤입니다.

중독된 사랑의 관계 속에서도 오염되고 부패되지 않은 어떤 순간을 경험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잠시뿐이고, 마음의 방해로 곧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그러면 매우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그것은 단지 부질없는 환상이었을 뿐이라는 마음의 속삭임에 설득당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 아닙니다.  그것을 잃으려야 잃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본래 처해 있던 상태의 일부이기 때문에 마음에 의해 가려질 수는 있지만 파괴될 수는 없습니다.  하늘이 잔뜩 흐려 있을 때에도 태양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태양은 여전히 구름 뒤편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붓다는 고통이나 번뇌가 욕망이나 집착에서 생겨나며,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욕망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탐욕은 순수한 존재의 기쁨 대신 외부 세상과 미래에서 구원이나 만족을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나와 나의 마음을 동일시 하는 한 그러한 탐욕, 욕구, 바람, 애착, 혐오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그런 것들과 분리되면 '나'는 존재하지도 않게 됩니다.  단지 어떤 가능성, 어떤 충족되지 못한 잠재력, 아직 뿌려지지 않은 씨앗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자유나 깨달음에 대한 바람조차도 미래의 만족이나 완성을 위한 또 다른 집착에 불과합니다.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지 마십시오.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십시오.  마음을 지켜보는 자로서 남아 있어야 합니다.  붓다의 말을 인용하는 대신 붓다가 되십시오.  '붓다'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대로, '깨어난 자'가 되십시오.

은총의 상태에서 떨어져 나온 인간들은 시간과 마음의 영역에 묶여 충만한 존재의 상태를 잃어 버리고, 영겁의 세월 동안 고통의 손아귀에 있었습니다.  스스로 근원과 이어지지 못하고, 서로에게 이어지지 못한 채, 우주를 떠도는 무의미한 조각들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을 자신이라고 여기는 한, 다시 말하자면 영적으로 깨어나지 못하는 한 고통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선 감정적인 고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감정적인 고통은 육체의 고통과 질병의 원인이 되었을 겁니다.

원망, 증오, 자기연민, 죄의식, 분노, 우울, 질투, 심지어는 사소한 조바심조차도 모두 고통의 모습들입니다.  쾌락이나 감정적인 도취는 고통의 씨앗을 함께 내포하고 있어서 언젠가는 반대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약을 복용한 직후에는 잠시 고양된 상태에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쾌락은 결국 고통으로 변하게 됩니다.  즐거움의 원천이 되어 주었던 인간 관계또한 그렇게도 덧없이, 그렇게도 쉽사리 고통의 원인이 되어 버립니다.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부정과 긍정은 동전의 양면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든, 마음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에고의 상태로 있는 한 잠재적 고통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고통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지금 만들어 내는 고통과 마음과 육체 속에 아직 살아남아 있는 과거의 고통이 그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순간 고통을 창조하는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과거의 고통을 녹일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중에서 -에크하르트 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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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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