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전장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전쟁
두개의 전장에서 하나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동은 이미 전쟁이 진행중이고 극동은 전쟁이 준비중이다. 두개의 전장에서 벌어지는 보이는 전쟁, 보이지 않는 전쟁의 교집합은 제국주의세력이다. 두전쟁은 미국과 유럽의 제국주의세력이 중동에서 반미반제 이슬람세력을, 극동에서 반미반제 사회주의세력을 없애기 위해 벌이는 제국주의전쟁이고 부정의의 전쟁이다. 극동에서 준비중인 전쟁, 보이지 않는 전쟁이 마침내 현실화되어 폭발하는 순간, 세계는 핵전·미사일전으로 제1·2차세계대전의 10배, 100배 치명적인 후과를 입게 될 것이다(매일경제, 2006.12.19).
1 2012년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북코리아의 철산군 동창리에서 인공위성 광명성3호를 실은 우주발사체 은하3호가 발사된다. 북코리아는 평화적인 목적으로 발사된다고 하지만 미국은 달리 생각한다. 물론 인공위성이 아니라 핵탄두 또는 전자기폭탄(EMP, 미국의소리, 2012.2.1)일 수도 있으며 우주발사체가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일 수도 있다. 이것이 문제이고 초점이다. 미국은 북코리아가 평화적인 목적의 인공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핵 또는 EMP를 실은 위성탄두(FOBS, 부분궤도폭격체계)를 발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북코리아가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는 것이 오늘 극동에서 벌어지는 가장 민감한 군사적 대결의 본질이다. 북코리아라는 다윗이 미국이라는 골리앗의 급소에 FOBS라는 돌멩이를 정확히 맞출 수 있을 것인가?
현재 북코리아와 미국의 대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코리아와 미국의 대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우선 두나라는 2차대전 이후 소미냉전의 시작을 알린 코리아전의 쌍방이다. 코리아전은 북코리아와 남코리아가 벌인 전쟁이 아니라 북코리아와 미국이 벌인 전쟁이다. 여기에 미국이 16개나라를 끌어들였고 북코리아를 위해 중국이 가세했을 뿐이다. 그리고 1953년 북코리아와 미국은 곧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모든 외국군을 코리아반도에서 철군한다는 정전협정을 체결한다. 중국도 정전협정의 당사자이지만 이후 모든 권리를 북코리아에 이양한다. 북미대결전을 이해하는데서 북코리아와 미국이 실제로 3년간이나 전쟁을 벌인 나라들이라는 점을 언제나 잊지말아야 한다.
냉전시기에 북미대결전은 전쟁직전까지 간 사건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중 북이 미국의 간첩선을 나포한 1968년 푸에블로호사건, 미국의 첩보비행기를 격추시킨 1969년 EC-121사건, 판문점에서 북과 미국의 군인들이 충돌하여 사상자가 나온 1976년 미루나무사건은 당시 온 세계를 긴장시킨 대표적인 사건들이었다(김명철, 『김정일의 한의 핵전략』, 2005). 이것은 1962년 까리브해위기로 인한 소-미, 꾸바-미국의 군사적 긴장과 1964년 통킹만사건으로 인한 베트남전 발발의 국제정세속에서 벌어졌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북코리아는 까리브해위기때에 꾸바주재북코리아대사관직원들이 모두 꾸바군복을 입고 기관단총으로 무장하였고, 베트남전쟁때에는 미군과의 전쟁노하우를 전수하며 직접 전투기까지 몰고 참전하였다(연합뉴스, 2011.12.5). 이는 공동의 적을 상대로 한 국제주의적인 군사적 연대의 원칙으로서, 꾸바가 군대를 파견하여 팔레스타인을 도와 이스라엘에 맞서고 체게바라와 꾸바군인들이 콩고와 볼리비아에서 유격전을 벌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소미간의 전략적인 군사적 대결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베트남전에 사회주의세력들이 반미의 기치아래 가세한 것과 오늘 북미간의 대결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동의 국지전에 북이 가세하는 것은 매우 유사하다.
소련식 사회주의의 붕괴와 중국의 자본주의로의 전향은 새로운 국제정세와 전쟁양태를 낳았다. 미국의 1극체제가 형성되고 경제적 신자유주의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군사적 국지전들이 국제정세를 강타하였다. 1990년대에는 유고내전과 만전쟁이 벌어졌고 2001년 의혹투성이의 9.11사건이 벌어진 후, 테러와 대량살상무기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2003년에 이라크전이 다시 벌어지며 후세인정권이 무너졌다. 이라크전의 원인이라고 한 대량살상무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지만, 마치 골족의 수장을 잡아와 황제즉위식 때 처형이벤트를 벌인 로마의 시이저처럼 미국의 부시는 후세인을 나포해와 미국에서 사형시켰다.
이는 미국이 오늘의 로마, 패권적인 제국주의국가임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그리고 2011년에 리비아가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나토군의 공격을 받아 카다피정권이 붕괴되고 카다피는 정육점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반미와 친미, 다시 반미라는 기회주의적 변신을 거듭하던, 국내에서는 반민중적인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반미반제의 방향으로 나아가려던 카다피는 후세인처럼 비참하게 처형되었다. 이라크와 리비아를 침략한 나라들은 그 나라의 풍부한 석유자원을 전리품으로 분점하였고 이제는 시리아와 이란으로 눈을 돌리며 또다른 전리품을 상상하며 전쟁욕망에 불타고 있다.
역사는 중동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더불어 극동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함께 고조되었으며 두개의 전장, 두개의 군사적 긴장의 교집합이 미국이라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준다.
미국은 북코리아의 ‘핵문제’를 시비하며 1993~1994년, 1998년, 2003년, 2006년, 2009년, 그리고 올해 2012년에 국면을 일촉즉발의 전쟁상태까지 몰고갔다. 미국이 북코리아와 합의한 정전협정을 이행하지 않으며 주남미군을 장기주둔시키고, 1980년대에 전술핵무기를 1000여개나 배치하며(동아일보, 2005.10.1), 연인원 수십만의 군인들이 동원된 팀스피리트, 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포커스렌즈,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미·남합동군사연습을 매년 벌인 사실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올해 2월말부터 4월말까지 20만의 미군·남코리아군이 합동으로 벌이는 키리졸브·독수리군사연습은 2012년만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 2개월간의 초긴장상태속에 3월 26일~27일 서울에서 58명의 정상급이 모이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려 북을 ‘핵테러국’으로 몰아가는 외교적 압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 3월 26일이 의문의 ‘천안함’사건(대공보, 2010.6.8, Japan Focus, 2010.5.24)이 벌어진 2주년인데, 남코리아군이 ‘응징의 날’이라고 하여 실제전투를 준비중(동아일보, 2012.3.15)이고 이러한 군사적 긴장을 4월11일 총선에 악용하려는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북코리아의 대국상이후 애도기간중에 인천내무반에 북코리아의 김정일국방위원장과 김정은최고사령관을 가장 험하게 모독하는 사진과 구호를 붙여 상황을 결정적으로 격화시키고 있다(헤럴드경제, 2012.2.28).
이에 격분한 북코리아는 내외호전광들을 매장해버리기 위한 거족적인 성전에 진입하겠다는 내용의 2월25일자 국방위원회대변인성명, 최고존엄을 건드린 자는 이 하늘아래 살아숨쉴 곳이 없다는 3월2일자 최고사령부대변인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어 전체 군대와 민중이 날마다 궐기대회를 열고, 약 200만명의 청년·대학생이 입대와 복대를 탄원하고, 김정은최고사령관이 전략로케트사령부를 방문하고 판문점과 해안초소를 시찰하며 육해공군합동타격훈련을 조직하고, 급기야는 광명성3호-은하3호발사를 예고하는 등 초강도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북코리아가 2012년 태양절을 앞두고 벌어질 군사적 긴장에 대비하여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간 전대학에 휴교령을 선포하고 200만 청년·대학생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준비시켰다는 사실이다. 이는 유사시 정규군 100만명을 대체할 예비병력을 준비한 것이고 단순한 포격전이나 공중전, 해상·해저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보병을 보내 점령전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남코리아만이 아니라 일본 나아가 미국본토, 그리고 중동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되고 있다(로동신문, 2012.2.26).
북코리아가 핵확산방지조약(NPT)를 탈퇴한 1993년과 2003년에 벌어진 군사적 긴장과 1998년 8월과 2009년 4월에 각각 광명성1호-백두산1호, 광명성2호-은하2호를 발사하며 벌어진 군사적 긴장, 2010년 3월 ‘천안함’사건과 12월 연평도포격전때의 군사적 긴장은 오늘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과 비교되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은 과거의 어느 때보다 심각하고 격렬하다. 1950~1953년 코리아전이래 가장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벌어지고 있는 코리아반도는 중동에서 리비아전 이후 시리아전·이란전이 준비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천만한 것이다.
2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는 세계적 범위의 경제공황이 1929년, 1974년과 다른 원인, 양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공황은 자본주의의 근본모순에서 비롯된 불치병이지만 그 성격과 규모, 시기를 조정하여 자본축적에 이용하는 자본이 국적을 넘어 존재하는 것이다. 1%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내건 99% 대중의 시위가 삽시간에 전세계로 확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적으로 자본도 하나고 자본에 저항하는 민중도 하나이다.
역사적으로 19세기말 독점자본주의화되어 제국주의정책을 세워 식민지쟁탈전을 벌이며 1차세계대전을 일으킨 자본주의는 1930년대 세계적인 경제공황을 파시즘정책과 2차세계대전으로 극복하려 하였으나 국제적인 반파쇼전선에 의하여 파시즘정권은 붕괴되고 제국주의세력도 그만큼 약화되었으며 지구상에 사회주의권이 형성되는 국면전환이 일어났다. 경제공황이 전쟁으로 이어지자 결국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가 가속화되고 사회주의의 고조기로 전환된 것이다.
여기서 교훈을 찾은 제국주의는 당시 가장 강성한 미제국주의를 정점으로 하나의 체계를 이루어 사회주의세력과의 냉전구도를 형성하며 큰 나라와는 전쟁보다 내부와해전략을 구사하고 작은 나라는 국지전으로 하나하나 먹어들어가는 전략으로 바꾸었다. 1950년대 코리아전과 1960~1970년대 베트남전은 대표적인 반사회주의 국지전이며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전향은 내부와해전략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였다는 증거이다. 코리아전과 베트남전은 경제가 군사화된 제국주의미국의 정치경제적 모순을 잠시 해소하는 효과를 누리다가 더욱 큰 정치경제적 모순을 맞았지만,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전향은 초국적자본의 시장문제를 해결하며 자체모순을 완화하는 일시적 효과를 아직껏 누리게 하고 있다.
소미 2극체제가 미국 1극체제로 전환되며 오만해진 제국주의세력은 1990년대 이후 유고, 이라크, 리비아, 아프간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나아가 코리아에서까지 전쟁을 일으켜 이 기회에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지구상의 모든 세력을 제거하려고 하였다. ‘문명의 충돌’이나 ‘9.11테러’는 제국주의세력이 반미반제이슬람세력을 전쟁으로 제거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와 명분을 만들기 위해 조작된 소재에 불과하다.
풍부한 석유자원을 가지고 있는 이라크와 이란이 그 석유를 달러가 아닌 다른 화폐로 결제하거나 친미에서 반미로 정권의 성격이 바뀌는 순간, 제국주의미국의 주된 타격대상으로 바뀌게 된다(경향신문, 2010.8.10, AFP, 2010.8.10). 미국의 금융위기가 세계로 전파되고 그 수습에 다른 나라 민중이 희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은 바로 달러가 기축통화라는데서 비롯된다. 1971년 미국의 금본위제 폐기로 종이조각이 된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맹위를 여전히 떨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석유의 유일한 결제수단이기 때문이다. 달러결제를 거부하고 알바(ALBA)를 만들어 미국달러중심의 세계경제체제에 도전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정권을 미국이 붕괴시키려고 우익쿠데타까지 기획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가디언, 2002.4.21).
잘 알다시피, 제국주의미국은 1945년 히로시마에 원폭을 서둘러 터뜨린 후 코리아를 분단시키고 남반부를 장악할 기회를 잡게 되었다. 1950~1953의 3년전쟁으로 북코리아까지 장악하지 못한 미국은 주남미군을 철수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야 한다는 정전협정을 무시하고 남코리아에 장기주둔시켰고, 1970~1980년대에는 1000여개의 전술핵까지 배치하고 미·일·남 3각군사동맹을 사실상 체결하며 매년 위험천만한 합동군사연습을 벌여왔다.
미국은 또한 남코리아에 무상원조를 미끼로 차관을 제공하고 나아가 직접투자의 단계로 전진하며 경제의 예속성과 기형성을 심화시켜 완전히 미국경제의 부속물로 얽어매었다. 남코리아는 민중의 성실성으로 경제의 규모가 확대하고 외형상의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그 예속성과 기형성으로 인하여 식민지반봉건사회에서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로 전환하였을 뿐이다(「세계경제위기와 남코리아경제의 취약성」, 조덕원, 2011.1). 남코리아경제는 그 식민지적 예속성과 반자본주의적 기형성으로 인하여 결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발전된 자본주의국가, 국가독점자본에 기초한 제국주의국가로 나아갈 수 없다.
제국주의미국의 반사회주의, 반북코리아 정책의 일환인 전시경제(window economy)로 인하여 규모를 확대하던 남코리아경제가 소련이 붕괴되고 북코리아가 경제적 곤란을 겪게 되자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예견하고 준비하던 초국적자본의 기획에 걸려 그 전에 미리 1997년 동아시아외환위기를 맞게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만약 동아시아외환위기가 없었다면 남코리아의 금융과 기업과 부동산을 초국적자본이 그처럼 빠르고 쉽게 장악할 수 없었을 것이며 세계금융위기때에 그처럼 혹독한 시련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제국주의세력은 이런 상황을 두고 ‘양털깎기’라고 비유하거나 남코리아를 ‘ATM코리아’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는 1997년 동아시아외환위기때에 구제금융을 제공한 국제통화기금(IMF)과 2008 세계금융위기때에 달러양적완화를 실시한 연방준비이사회(FRB), 현 유럽재정위기에 구제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실소유자들이 모두 본질상 차이가 없는 초국적자본임을 주목한다.
결국 2001년 9.11사건과 2008년 9.15사건은 제국주의세력, 초국적자본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빌미를 준 극적인 계기이다. 각각의 현상이 다르고 직접적인 원인은 달라도, 제국주의세력, 초국적자본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국지전을 벌이고 ‘화폐전쟁’을 벌이는데 필요한 충분한 동력을 제공해주었다. 대통령은 민중이 투표로 뽑지만 대통령을 움직이는 백악관의 보좌관들은 월가의 대리인들이고 초국적자본이 만든 빌더버그클럽(Bilderberg Group)이나 삼각위원회(Trilateral Commission, TC), 외교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FR)와 무관하지 않다. 동아시아외환위기의 주된 기획자인 티모시 가이트너는 당시 미재무부차관이었고 그 뒤에 뉴욕연방은행장이 되었다가 2008년 금융위기의 수습을 주도하였고 오바마의 재무부장관이 되어 양적완화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미대통령 오바마가 세계금융위기를 수습하며 주도적으로 만든 G20에서 남코리아는 이보다 더 잘 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의 대변인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남코리아가 2010년에 G20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올해 핵안보정상회의까지 개최하게 된 배경에는 남코리아의 대변인역할에 대해 만족해하는 미국이 있다. 남코리아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미국의 이익에 최대한 복무하는 등 가장 철저한 친미예속국이다. 위키리스크는 주남미대사관에서 한 이명박의 형 이상득이 이명박을 두고 ‘뼈속까지(to the core) 친미’라고 한 말을 폭로하였다(경향신문, 2011.9.7).
한편 CEO출신인 이명박대통령은 친자본정책으로 100조원을 허비하고 복지예산을 대거 감축하는 동시에 경제위기를 자초하여 민중생활을 파탄시킨 책임과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온갖 부정부패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인하여 정권퇴진의 위기에 몰려있다(경향신문, 2012.1.29). 이미 친인척과 측근이 부정부패사건으로 수감된 이명박이 적어도 퇴임후에는 감옥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언론이 보도하고 있으며 검찰도 관련정보를 쥐고 차기정권과 거래를 시작하고 있다. 이런 조건은 당연히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을 크게 떨구며 2012년 총선과 대선 전망을 비관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4.11총선을 불과 2주정도 앞두고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가 바로 2년전 의문의 ‘천안함’사건이 벌어진 날과 일치하는 것을 우연으로 볼 수 없다. 김관진국방부장관은 최근 이날을 ‘응징의 날’로 규정하며 반드시 북코리아에 보복하겠다며 전쟁의지에 불타고 있다. 북코리아가 대국상을 당해 절통해 하는 애도기간 중에 키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이 2월말부터 두달간이나 20만명이 동원되며 벌어지는 와중에, 인천내무반에서 북의 최고존엄모독사건이 벌어지고 여전히 시정되지 않는 가운데, ‘응징’과 ‘전쟁’을 운운하는 저의가 무엇이겠는가. 20%대 국정수행지지율로 패배가 명백한 현정권과 여당에게는 이른바 남북간의 교전이라는 ‘총풍’사건만큼 유리한 선거호재는 없다.
경제위기, 민생파탄, 부정부패로 벼랑 끝에 내몰린 이명박정권으로서는 58명의 정상급이 모이는 핵안보정상회의라는 외교적 치적과 북측으로부터 불어오는 ‘총풍’이라는 군사적 충돌은 불리한 총선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내일신문, 2012.3.15, KBS, 2012.3.19). 북코리아는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북미간의 심각한 대결상황에서도 광명성3호-은하3호의 발사를 총선다음으로 미루어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코리아는 총선에 이용할 ‘총풍’을 기대하며 북코리아를 자극하는 전쟁연습, 모독사건, 호전발언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과연 누가 현 시점에서 전쟁을 바라고 전쟁으로 국면을 전환하려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처럼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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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전장에서 두개의 전쟁이 벌어질 경우 동시에 승리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오래된 군사전략이다. 소련의 붕괴와 냉전의 해체 이후 소련 대신 중국을 대상으로 하거나, 두번의 이라크전을 치르면서 구체적인 내용에서 변화가 있을지언정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 오늘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극동에서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야기한 측이 미국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군사전략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한겨레, 2012.1.4, CNN, 2012.1.6). 미국이 중동과 극동을 하나의 전장으로 삼고 동시에 전쟁을 벌일 데 대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 한 두 개의 전장에서 동일한 제국주의적을 상대하는 두세력이 하나로 굳게 결속하는 것은 당연하다.
북코리아가 1998년 8월 광명성1호-백두산1호를 발사하는 현장에 이란의 최고위군사책임자를 초청하고(로이터, 2006.7.20) 북코리아의 극비지하공장들을 보여준 후 10년에 걸쳐 이란에 이러한 군수공장들을 지어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뉴욕타임즈, 2010.10.28). 북코리아에게는 매년 수십만의 군대를 동원하여 전쟁연습을 벌이는 제국주의미국과 무장을 들고 싸우는 세력이라면 비록 세계관이 다르고 비민주적이라고 하여도 충분히 손잡을 수 있는 대상이다. 이것은 소련이 2차대전중에 미국·영국과 손을 잡고 독일·이탈리아파시즘과 맞서 싸운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전략이다.
2차대전에는 국제적인 반파쇼전선이 형성되었고 오늘날에는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이 형성되어 있다. 현 전선은 과거처럼 무장투쟁역량이 주도역량을 이루고 대중투쟁역량이 보조역량을 이루고 있다. 북코리아와 이란으로 대표되는 극동과 중동의 반미반제무장투쟁역량은 오늘 세계적 범위에서 형성된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에서 주도적인 역량을 이루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전향 이후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은 새롭게 역량을 편성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소련·중국을 중심으로 사회주의권이 존재하여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에서 주도적인 지위와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리고 비동맹, 블록불가담, 제3세계, 신흥개발국가들, 77개그룹 등 다양하게 불리운 자주적인 민족국가세력들이 보조적인 다른 한축을 담당하였다. 그러다가 소련이 붕괴되고 중국이 전향하면서 이슬람세력이 무장투쟁을 전개하고 중남미에 알바가 조직되는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조건의 변화는 현재의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을 사회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반미반제무장역량에게 주도적 지위와 역할을, 제3세계의 민족자주역량에게 보조적 지위와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불과 불이 오고 가는 가장 첨예한 반제전선에서 주도적인 역량은 무장투쟁역량이고 보조적인 역량은 대중투쟁역량이기 때문이다.
북코리아가 선군의 사상과 노선을 제시하며 우선적으로 군대를 강화하고 동시에 민중을 조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북코리아가 혁명정신이 강하고 핵·미사일·잠수함으로 무장한 자위군사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전향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정세속에서 오래전에 전쟁의 참화를 당하였을 것이다. 이라크·리비아의 반미반제정권이 붕괴되고 시리아·이란의 반미반제정권이 유지되는 비결도 바로 힘 외에 다른데서 찾을 수 없다. 제국주의와의 준엄한 대결전에서 자주권을 지키는 결정적인 수단은 오직 군사력이다.
이란과 같은 이슬람국가도 반미반제의 원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파격적인 군사적 지원을 서슴지 않는 북코리아가 꾸바와 베네수엘라와의 반미반제적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란이 시리아, 헤즈볼라, 하마스 등에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론의 왜곡을 걷어내고 반미반제의 관점으로 극동과 중동, 중남미를 보면 사상과 종교, 정견을 떠나 자주권을 지키려는 반미반제나라들의 국제적인 통일전선, 연대연합이 돋보인다.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전향 이후 벌어진 두번의 이라크전과 최근의 리비아전, 그리고 코리아반도에서 매년 벌어지는 수십만 군인들이 동원되는 미·남합동군사연습은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 그 중에서도 무장투쟁역량의 통일전선을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만들었다. 북코리아와 이란에게 국제적인 반미반제전선은 사느냐 죽느냐의 사활적인 과제이다.
소련과 동독의 붕괴직후 북코리아로 넘어간 혁명적인 전략무기과학·기술자들이 북코리아가 오랫동안 길러낸 자체의 우수한 과학·기술자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새로운 차원의 전략무기들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동아일보, 1990.6.18).
1960년대 소련이 개발하다가 중단한 위성탄두가 북코리아에서 현시대에 맞게 개량완성되고 실전에 활용되어, 1998년 8월, 2009년 4월에 이어 2012년 4월에 또다시 미제국주의와 초국적자본세력을 결정적으로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코리아의 숨겨진 군사력은 그로부터 전수받은 이란이 드러내는 군사력을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란은 2006년에 실전배치된 18개의 핵미사일을 비롯 강력한 초고속중장거리미사일과 로케트포, 잠수함으로 무장하고 있다(UPI, 2009.10.23).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을 겨냥하며 전쟁에 대비해온 이란에게 이제 이스라엘은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 미국과 일본을 겨냥하며 전쟁에 대비해온 북코리아에게 남코리아가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문제의 초점은 언제나 세계의 1극체제를 유지하려는 제국주의미국이다. 오늘날 전쟁의 화근이며 침략과 약탈의 상징인 제국주의미국과 맞서는 세계민중의 투쟁은 부정의에 맞선 정의의 투쟁이며 1%에 맞선 99%의 투쟁이다. 제국주의미국이 전세계에 배치한 미군무력을 철거하고 제국주의미국이 벌이는 다양한 형태의 국지전을 중지하며 제국주의미국이 수행하는 보이지 않는 내부와해작전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들고 세계민중은 단결된 투쟁을 벌여야 한다.
월가에서 시작된 1%의 저항이 99%의 미국민중만이 아니라 전세계 많은 나라들의 99%민중과 순식간에 하나가 되어 반월가, 반금융자본의 위력한 대중투쟁을 전개한 것처럼, 오늘 1%의 초국적자본을 위한 제국주의의 부정의의 전쟁을 반대하는 99% 세계민중의 저항이 절실히 요구된다.
결국 부정의는 정의를 이길 수 없고 1%의 탐욕은 99%의 저항에 분쇄되는 법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전쟁으로 흥한 나라 전쟁으로 망하였다. 인류역사는 영원한 제국주의도 패권도 없다는 사실을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증명한다. 억압이 있으면 반항이 있고 침략이 있으면 저항이 있다. 제국주의의 침략과 약탈은 야수의 욕망을 일시적으로 채울 수 있을지언정 종국적인 멸망을 스스로 재촉할 뿐이다.
이라크전·리비아전은 제국주의미국이 승리한 전쟁이 아니라 파국을 재촉하는 패배한 전쟁이다. 2008미국발세계금융위기는 제국주의미국의 파국적 운명이 멀지않았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각인시켰다. 만일 극동에서 코리아전이 재발하고 중동에서 이란전이 벌어진다면, 제국주의미국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김명철, 『김정일의 한의 핵전략』, ABCnews, 2003.1.10).(조덕원, 21세기코리아연구소소장, 코리아국제포럼 코오디네이터, 201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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