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 이야기] 기생의 업력을 씻은 하늘의 물
수련이야기: 정수(淨水 : 깨끗하게 하는 물)
작자: 호천(昊天)
[정견망] 옛날 회하(淮河) 일대에 만여(萬如)라는 여자가 있었다. 사람에게 속아 청루(靑樓)로 팔려와 가무하는 기생이
되었다. 만여는 태어날 때 오른쪽 손바닥에 만(卍: 부처의 표식)자 부호가 있었기 때문에 부모는 이름을 만여라고 지어주었다. 청루는 더러운
곳이라 만여는 내심으로 그곳을 매우 싫어했다. 다른 사람이 그녀의 손이나 발을 건드리면 그녀는 반드시 자기 몸을 모질게 때려
마음속의 분노와 증오를 발설했다. 어떤 때 목숨을 끊어버릴까 생각도 했으나 용기가 없었다. 매번 잠자기 전 만여는 단정히 앉아
불(佛)자를 백번 쓰고 만(卍)자를 백번 그린 다음에야 잠이 들었다.
나중에 며칠 연달아 그녀는 꿈에서 화염이 충천하고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매번 한밤중 이렇게 악몽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다른 자매들에게 얼마 안 있어 청루에 불이 날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미리 준비를 하여 큰 난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자매들은 그녀 말을 믿지 않았고 기우라고 했다. 만여는 사람들이 말을 안 듣는 것을 보고 혼자서 조용히 귀중품을 챙겨놓아
위급한 경우에 대비했다.
어느 날 밤 만여는 불안하여 몸을 뒤척이며 잠이 들지 못했다. 그래서 일어나 창문 앞에 앉아 조용히 염불을 했다. 머리를
들어보니 창밖에 큰 불이 일어났으므로 황급히 사람을 들을 깨웠다. 순식간에 온통 비명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기생 주인이 불을
끄느라 급한 틈을 타서 만여는 준비한 귀중품을 가지고 청루를 탈출했다.
만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며칠간 걸어 매우 먼 곳에 도착했다. 어느 날 다리가 너무 아파 강변에서 물을 마시며 쉬고
있는데 서너 명의 비구니가 빨래를 하며 물을 긷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참 서 있다가 산위에서 전해져 오는 웅장한 종소리를
들었다. 그 종소리에 그녀는 바보처럼 취해버렸으며 마음이 고요해졌다.
출가할 생각이 나서 비구니를 따라 산으로 들어가 삭발하고 출가했다. 암자에서는 매일 청소하고 물 긷고 밥하는 외에 참선하고
불경을 읽었다. 세속을 멀리하여 마음이 깨끗해졌다. 하지만 의심을 없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늘 생각했다. ‘신체가 더러워진 후에
씻으면 깨끗해질 수 있다. 만약 마음이 더러워지면 무슨 방법으로 깨끗이 씻을까?’ 지난 날 청루에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청아한 마음의 경지에 영향을 주었다.
불현듯 생각이 나고 부끄러워 얼굴이 귀까지 빨개졌다. ‘이렇게 더러운 신체로 어떻게 신성한 불경을 읽을 자격이 있을까?’ 그녀는 정말 오랫동안 고뇌했다.
매우 이상했다. 그녀가 매번 산아래 내려가서 물을 길어올 때 늘 한바탕 큰비에 갇히거나 우박이 떨어져 몸이 너무나 아팠다.
매번 1,2초 사이였는데 큰비나 우박은 갑자기 그쳤다. 그 후 만여는 부득불 흠뻑 젖은 몸 옷으로 물을 긷고 진흙탕 질퍽한
산길을 걸어 힘들게 절로 돌아왔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비구니들은 의논하기를 기생출신이라 웃음을 팔았으니 자연히 죄가 중하고
덕행이 얕아 늘 신과 부처의 화를 불러왔다고 했다. 만여도 웬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전처럼 몰두해 불경을 읽고 참선을 계속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 인연이 있다고 믿을 뿐이었다. 기왕 부처수련을 하니 이 과정 중에 나타나는 일체의 인과는 가장 좋은
일로 보았고 대인지심(大忍之心)으로 수련과정에 나타나는 일체의 일을 포용했다.
몇 년 후 어느 날 한 화가가 절에 올라왔다. 마침 그날은 만여가 내려가 물을 긷는 날이었다. 갑자기 또 한바탕 호우가
내려 화가는 얼른 인근 정자로 가서 비를 피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동안 만여는 습관이 되어 있었으므로 큰비나 우박에 맞으면서도
이미 담담히 조용했으며 내심 희열이 있었다. 하늘의 물이 그녀의 신체를 깨끗이 씻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안개비로 몽롱한 속에서 화가는 빗속에 물을 긷는 비구니를 보았는데 아주 얌전한 거동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니 보살이 공중에 서서 손에는 물병을 들고 버들가지를 꺼내 끊임없이 비구니 몸에 깨끗한 물을 뿌려주고 있었다. 화가는
진정으로 보았으므로 깜짝 놀라 보살을 향해 절을 올렸다. 또 이 비는 특별히 그 비구니를 깨끗이 씻어주기 위해 내린 것임을
깨달았다. 비구님 몸에서는 가부좌하고 앉은 남자상이 나타났는데 장엄하게 연화좌에 앉아 신성, 자비, 장엄, 각종 보배로운 모습을
나타냈으며 비할 수 없이 경건하고 독실했다.
비가 그친 후 화가는 기억에 의지해 신속히 방금 본 그 한 장면을 그림으로 나타냈으며 제목을 정수(淨水)라고 했다. 또 끊임없이 감탄하며 즉흥적으로 한 수의 시를 지었다.
고생중의 고생이 가장 좋은 황금
한 병의 정수가 몸을 씻어
인연이 점을 찍어 속세를 깨뜨리니
대천의 구름 같은 중생 부처님께 절하네.
한 단락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 호한한 우주 중에 사람의 생명은 미약하고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신불(神佛)에 대한 믿음 때문에 신불의 보호와 가지(加持)로 인하여 생명은 승화하고 기적이 있게 된다. 역사 중에 수천의 배역을
연기한 것은 최종적으로 대법 주위에 돌아오기 위한 것이었다.
어느 날 ‘전법륜’을 읽을 때에 이 한 단락 법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직지인심(直指人心)으로서, 우리 우주의 최고
특성에 따라 수련하고, 우주의 그런 형식에 따라 수련하므로, 당연히 공이 아주 빨리 자란다.” 내심으로 돌연 “우주의 그런
형식”이라는 몇 글자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진동과 감동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허스하면서 사존께 예를 올렸다. 대법의
위덕과 가지로 인해 생명이 행운이 있고 아득한 데서부터 우주의 위대함을 향해 고층에 동화되고 있다.
역사의 수련 중에 신불(神佛)의 정수(淨水)는 아마 많은 원신(元神) 중에 하나만 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법의
자비와 위덕은 오히려 모든 사람을 씻을 수 있다. 그 본인이 수련하기를 원한다면 말이다. 마치 사부님께서 ‘전법륜’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물론 主元神(주왠선 = 주원신 = 주의식 )이 공(功, 공력)을 얻으면 副元神(푸왠선 = 부원신 = 부의식 )도 공을 얻는데, 무엇 때문인가? 당신 신체의 모든 정보, 모든
영체(靈體)와 당신의 세포는 모두 공(功)이 자라고 있으므로 그도 물론 공(功)이 자란다. 그러나 어느 때 가서든지 그는 모두 당신보다
높지 못하며, 당신이 주(主)이고 그( = 부의식, 부원신)는 호법(護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