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르빠 부처의 수련 이야기(11)
【정견망 2001년 1월 8일】
이 조보(操普) 박사는 포림(布林) 마을에 정부(情婦)가 있었다. 그는 이 여인으로 하여금 치즈에 독약을 넣어, 존자에게 가져가 공양하게 하여, 그를 독살할 준비를 했다. 조보는 여인에게 만약 이 일에 협조하면, 커다란 벽옥(碧玉)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여인은 그의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하며, 독약을 치즈에 넣어 애성(崖城)에 가서 존자에게 공양했다. 그때 존자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존자는 인연을 살피고, 인연이 있는 중생들이 이미 모두 구도된 것을 알았다. 독약이 비록 자신을 해칠 수 없지만, 자신의 열반일이 장차 도래하면 독약의 공양도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그러나 존자는 만약 독이 든 치즈를 공양하기 전에 이 여인이 옥석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가질 게 없을 것임을 알았다. 왜냐하면 조보 박사는 절대로 옥석을 그녀에게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존자는 이 여인에게 말했다. ‘지금 나는 먹지 않겠다. 다음에 다시 가져오너라. 그럼 그때 먹겠다.’
그녀는 존자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의혹이 생겼고 또한 두려웠는데 존자가 아마도 치즈에 독이 있음을 알고 있다고 추측했다. 그래서 아주 불안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조보 박사를 만나서 상황을 알리면서 아울러 존자는 분명 신통력이 있어서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보는 ‘흥! 그가 만약 신통력이 있다면, 당신에게 더 이상 가져오지 말라고 했거나 아니면 이 독 치즈를 먹게 했을 거요! 그가 이렇게 하지 않고 다음에 다시 가져오라고 한 것은 분명 신통력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 일단 이 옥석을 가져가고 치즈를 다시 가져다줘. 이번에는 분명 그가 먹도록 해야 해!’ 라고 하면서 옥석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는 ‘모두들 그에게 분명 신통력이 있다고 믿고 있어요. 어제 먹지 않은 것도 신통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오늘 다시 가져간다 해도 절대로 먹지 않을 거예요. 저는 너무 두려워서 감히 가지 못하겠어요. 차라리 이 옥석을 가지지 않을 거예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이 일은 제가 할 수 없어요.’ 라고 말했다.
조보는 ‘세상에 어리석은 범부만이 그에게 신통력이 있다고 믿고 있어. 왜냐하면 그들은 경서를 보지 않았고, 이치를 모르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의 터무니없는 말에 속는 거야. 내가 본 경서 가운데 신통력이 있는 사람들은 그와 같은 모습이 아니야! 그에게 신통력이 없다는 것은 내가 책임지고 보장할 수 있어. 지금 다시 독이 든 치즈를 가져가서 먹여봐. 만약 우리가 목적을 달성하면, 내 반드시 당신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야.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 사랑해 왔으니, 이후에도 다른 사람의 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 일을 성공하기만 한다면 흔쾌히 당신과 결혼할 것이오. 이 옥석이 당신 것일 뿐만 아니라, 내 모든 재산과 집안의 재산 역시 모두 당신이 관리하게 될 것이오. 우리 두 사람이 길흉화복을 같이 하며 백년해로 한다면 좋지 않겠소!’
이 여인은 그가 한 말이 정말이라고 생각하여, 다시 독약을 넣은 치즈를 가지고 원악길상포(願樂吉祥坡)에 와서 존자에게 공양을 했다. 존자는 파안대소하며 받아들였다. 여인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박사의 말이 정말로 틀림이 없구나. 그는 정말로 아무런 신통력도 없어!’
존자는 미소를 띠며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이 일을 한 대가인 그 옥석은 수중에 넣었느냐?’
그녀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입을 쩍 벌리고는 놀라서 한 마디로 할 수 없었다. 일시에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전신을 벌벌 떨었고,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한편으로는 예배를 드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울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옥석은 수중에 넣었습니다만 청컨대 이 치즈를 드시지 마십고 그것을 제게 주십시오!’
존자가 물었다. ‘네가 그것을 가져다 무엇을 하려느냐?’
그녀는 슬프게 흐느껴 울며 말했다. ‘죄업을 지은 제가 먹겠습니다!’
존자는 말했다. ‘첫째 나는 네가 먹도록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네가 너무나 가련하기 때문이다. 둘째 내가 너의 공양품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보살의 학처(學處)를 위배하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타락을 범하는 것이다. 특히 나는 이번 생에 나를 구하고 타인을 구하며 생명을 구도하는 사업이 모두 이미 원만하여, 다른 세계로 가야 할 때가 되었다. 사실, 너의 공양품은 결코 나를 상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 먹어도 조금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만약 네가 전에 준 치즈를 먹었다면, 너는 아마 옥석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먹지 않았다. 지금 네가 옥석을 이미 수중에 넣었으니, 나도 안심하며 먹겠다. 동시에 또 그의 소원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는 비록 네가 이 일을 하고 난 후 이것저것을 주겠다고 약속했겠지만, 그 말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그가 나에 대해 한 말은 한 마디도 진실이 아니다. 이후 너희 두 사람은 큰 후회가 생길 것이다! 그때 너희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진정한 후회에서 출발하여 열심히 불법(佛法)을 배우는 것이다. 설사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명심해야 할 것은, 장래에 만약 생명에 관계된 일을 만날 때 절대로 더 이상 죄업을 짓지 말거라! 나와 나의 전승(傳承)에게 경건하게 기도하도록 해라!’
‘너희 두 사람은 언제나 즐거움과 행복을 버리고, 스스로 고통을 찾았다. 이번에 너희가 초래한 죄업은 내가 너희를 위해 깨끗이 제거하도록 발원하겠다. 너희의 안전을 위해, 이번에 저지른 일은 비록 조만간 알려지겠지만, 내가 죽기 전에는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라. 이 늙은이가 이전에 한 말이 도대체 참인지 거짓인지 너희는 직접 보지 못해서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너는 직접 보았으니 앞으로는 늘 내 말이 거짓이 아님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을 마치고, 존자는 독이 든 치즈를 먹었다.
여인은 돌아가서 조보 박사에게 상황을 이야기 했다. 조보는 말했다. ‘‘솥 안에 든 음식이 반드시 맛있는 음식은 아니고, 사람이 한 말이 반드시 참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가 독이 든 치즈를 먹었다면, 내 목적은 달성되었다. 우리는 말을 아끼고, 조용히 잠자코 있는 것이 좋겠다.’
존자는 이에 정일(亭日)과 압용(鴨龍)에 있는 각처의 신사(信士)와 시주 및 다른 각처에서 그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모두 알현하라고 말을 전했다. 그의 제자들은 원래 모두 법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듣고, 수많은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모두가 집회에 왔다. 존자는 연속으로 그들 대중에게 여러 날 동안 법을 설명했다. 상세하게 세속체(世俗諦)의 인과(因果)이치와 승의체(勝義諦)의 심요지시(心要指示)를 설명했다. 그가 설법할 때, 수많은 상근기의 제자들이 직접 무량한 보살들이 공중에서 존자의 설법을 듣는 것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공중에서 사람과 비인(非人)으로 가득한 청중들이 기뻐하며 설법을 듣는 것을 보았다. 또한 하늘에 오색 무지개 빛이 비추며, 승당 등 각종 채색 구름이 허공을 가득 채웠으며, 오색 꽃이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와, 특이한 향기가 이따금 코를 찔렀으며 동시에 듣기 좋은 음악이 공중에서 들려오는 것을 모두들 보았다.
법을 듣던 제자들 중에 어떤 제자가 존자에게 질문했다. ‘저희는 천상과 천하 도처에서 천인(天人)이 법을 듣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눈앞에 또한 수많은 희귀한 길조들이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까닭입니까?’
존자는 대답했다. ‘천인(天人)과 선신(善神)이 공중에서 내 설법을 듣고 있으며, 내게 수승하고 오묘한 오욕(五慾)을 공양하고 있다. 왜냐하면 당신들 법을 듣는 사람 모두가 요가 행자와 선근(善根)이 있는 신사(信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희들 역시 마음속에 기쁨이 생겨 수많은 길조를 보게 된 것이다.’
어떤 사람이 질문했다. ‘왜 저희는 이 천인들을 볼 수 없습니까?’
존자는 말했다. ‘천인 안에, 과위에 오른 보살과 불퇴전위(不退轉位)를 얻은 많은 이들이 있는데, 그들을 친견하려면, 반드시 천안통(天眼通)이 있어야 하고, 최소한 복혜(福慧) 두 가지가 충분히 있어야 하며, 번뇌와 아는 것 이장(二障)의 모든 습기(習氣)가 너무 무겁지 않아야 한다. 만약 불보살(佛菩薩)을 볼 수 있다면 다른 권속 역시 자연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이 만약 불보살을 뵙고 싶다면, 반드시 죄를 참회해야 하고 노력하여 수행해야 하는데 그러면 장차 틀림없이 가장 수승한 부처인 자심(自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존자가 설법을 마치자, 법을 듣고 있던 대중들 가운데, 상근기의 사람들은 자심법신(自心法身)의 이치를 깨달았고, 중근기의 사람들은 악(樂), 명(明), 무념(無念)의 뛰어난 깨달음이 생겼으며 대도(大道)에 들어갔다.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대 보리심이 생겼다.
존자는 말했다. ‘이번에 법회를 들으러 온 승려, 속인, 사람, 천인 대중들은 모두 전생에 선한 소원을 빌었기 때문에 지금 모두 이 곳에 모일 수 있었다. 이것은 불법 인연의 집회이다. 나 이 늙은이는 지금 이미 매우 쇠약해져서 힘이 없구나. 금생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여부는 정말로 말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내가 너희들에게 말한 법은 조금도 거짓이 없으며 모두 참이니, 너희들이 법에 따라 수행해 나가기를 바란다. 나의 불찰(佛剎 불국토, 즉 천국세계를 말함)에 내가 현신성불(現身成佛) 될 때, 너희들은 장차 모두 나의 첫 번째 회중의 문법(聞法) 제자가 될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기뻐해야 한다!’
압룡(鴨龍) 지방의 제자들은 존자께서 부탁하신 의미를 물으며, 생명을 제도하는 사업을 이미 끝내고 열반하려 하시는 것인지 물었다. 모두들 존자께서 만약 정말 열반에 드신다면, 어쨌든 압룡에서 열반을 하실 것을 청하며,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압룡에 한 번이라도 오실 것을 요청했다. 그들은 하염없이 울면서 존자에게 압룡으로 가실 것을 요구했다. 정일(亭日), 곡파(曲巴)와 다른 각지의 사람들도 존자에게 자신들의 지방으로 가실 것을 요구했다.
존자는 말했다. ‘나 이 늙은이는 압룡에 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포림(布林)과 곡파(曲巴)에 살면서 죽음을 기다리겠다. 지금 우리 모두 장래에 전부 공행 정토에서 만나자는 선원(善願)을 빌도록 하자..’
제자들은 말했다. ‘존자께서 만약 정말 가실 수 없다면, 이전에 가보신 지방에 모두 발원하고 가지(加持: 마음을 쓰고 에너지를 가한다는 뜻 = 도와서, 돌봐서)하시어, 길상(吉祥)을 축원(or 길상이 있도록 축복)해 주십시오. 존자를 뵌 적이 있고 존자의 설법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들 및 모든 중생들에게 존자께서 발원 가지(加持)하여 길상을 축원해 주십시오.’
존자는 말했다. ‘너희들의 이러한 신심(信心)이 나를 매우 감동시키는 구나. 나는 이미 선심(善心)에 입각해 너희들을 위해 설법하였다. 장래에 나는 자연히 더욱 자타(自他) 일체 중생들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발원할 것이다.’
그래서 존자는 발원가(發願歌)를 불렀다.
법을 들은 대중들은 모두 기뻐했지만, 도리어 감히 믿으려 하지 않았다. 존자께서는 아마 열반하시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압룡과 포림의 제자와 대중들은 존자 앞에 가서 가지(加持) 및 축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난 후 법을 들은 대중들은 각자 돌아갔다. 하늘의 무지개 등 이상한 징조 등도 천천히 하늘에서 사라졌다.
포림 사람들은 정성을 다하여 존자의 대 제자 야파적광(惹巴寂光) 등에게 간청하며, 존자께서 독룡정굴(毒龍頂窟) 오두막집에 오시어 머물면서, 존자자 그곳에서 잠시 머무를 때, 포림 마을 시주들을 위해 설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느 날, 존자는 모든 제자와 대중들에게 알렸다. ‘너희들이 만약 법에 대해 어떤 의문점이 있다면, 빨리 나에게 묻도록 해라. 나는 곧 가야 한다.’
그래서 제자와 대중들은 회공륜을 준비했고, 모두들 존자에게 간청하며 법을 물었고 의문을 묻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지공파(智貢巴)와 살문일파(薩問日巴) 두 사람은 존자에게 보고했다. ‘스승 어르신! 당신의 말씀으로 보건대 아주 빨리 열반에 드신다고 하는데, 저희는 정말로 믿을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시면서 생명에 이로운 사업을 더 많이 해 주십시오!’
존자는 말했다. ‘나의 수명은 곧 다할 것이다. 제도해야 할 중생들은 이미 모두 제도하였다. 무릇 만물에는 생명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게 마련이다. 사실 생명은 죽음의 표징일 뿐이다!’
며칠이 지나, 존자는 과연 병의 증세가 나타났다. 제자 안총야파(雁總惹巴)는 존자가 병이 났기 때문에 모든 시주 및 제자들을 집합하기 전에, 스승과 본존 공행 호법에 기도를 올리고, 회공을 거행하였다. 동시에 존자에게 말씀드렸다. ‘스승이시여! 어르신께서는 장수법과 약물 치료 등의 방법을 알고 계십니다. 지금 자비에 입각하시어 한 번 써보실 것을 청하나이다.’
존자는 말했다. ‘근본적으로 말해, 요가 행자는 무슨 법을 수련할 필요가 없다! 일체 역(逆), 순(循), 경지는 도가 아니며, 병도 가능하고, 죽음도 가능하다. 특히 나 밀레르빠는 대 은인이신 상사(上師) 마르파님의 법을 이미 모두 수련했다. 지금 수법(修法)으로 신의 도움을 구할 필요가 없다. 나는 원수를 사랑하는 반려로 삼을 수 있는데, 어찌 수법(修法)으로 보살게 고통을 없애달라고 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만약 이 요마(妖魔)와 귀괴(鬼怪)들을 말한다면, 나는 이미 굴복시켰고 이미 불교를 수호하는 호법으로 변하게 했다. 그래서 주문을 외어 요괴를 항복시키며, 방울을 흔들고 북을 치는 방법은 더욱 필요가 없다. 나는 이미 오독[ 五毒, ‘오독’이란 즉 탐(貪), 진(嗔), 치(癡), 만(慢), 질(嫉) 다섯 가지 번뇌를 말한다. 이 다섯 가지 번뇌는 오지여래(五智如來)혹은 오여래(五如來)의 자성이다.]을 오지여래로[오지(五智)란 성소작지(成所作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묘관찰지(妙觀察智), 대원경지(大圓鏡智),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이다. ‘오여래’는 부동불(不動佛), 보생불(寶生佛), 아미타불(阿彌陀佛), 불공성취불(不空成就佛), 대일여래불(大日如來佛)이다.] 만들었는데 의약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 시간이 이미 다 되었다. 차제(次第) 환화불신(幻化佛身)이 생겨 법이(法爾)는 원만한 차제의 광명 법성에 들어가는데 이것은 바꿀 필요가 없다!’
‘세상 사람들은 이전에 악업의 과보(果報)로, 금생에 생, 노, 병, 사 등의 고통을 받는다. 비록 의약으로 치료하거나 불법을 구해 수련하는 방법이 있지만 여전히 고통을 없앨 수 없다. 국왕이 어떠한 권세를 가지고 있고, 용사가 어떠한 용기가 있든지, 부자가 어떠한 재산이 있고, 미인이 어떠한 자색을 가지고 있든지, 총명한 사람이 얼마나 지혜롭고, 연설가가 얼마나 말솜씨가 있든지, 그들 모두는 결국 사라지고 죽게 된다. 이 일체는 모두 임의로, 식(息), 증(增), 회(懷), 주(誅)의 방편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너희들은 만약 고통이 두렵고, 안락을 기뻐한다면, 나에게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너희들로 하여금 고통 받지 않고 안락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다.’
제자들은 말했다. ‘그렇다면 알려 주십시오!’
존자는 말했다. ‘윤회의 일체 법은 이루어지면 결국 망가지게 되고, 모이면 결국 흩어지며, 생명은 곧 죽게 되며, 사랑하는 것은 곧 떠나게 된다. 이러한 이치를 결정적으로 깨달을 수 있다면 자신이 야기한 악과(惡果)의 작업을 마땅히 포기해야 한다. 재산을 추구하지 않고, 영리를 꾀하지 않으며, 조건이 갖춰진 상사의 가르침대로 무생법요(無生法要)를 수행하라. 너희가 무생공관(無生空觀)의 수행을 알고자 한다면, 이는 일체 수행 중에서 가장 수승한 것이다. 이외에 또 다른 중요한 것은 이후에 다시 말해주겠다.’
대제자 야파적광(惹巴寂光)과 총야파(總惹巴) 두 사람이 존자에게 말했다. ‘스승이시어! 어르신께서 만약 신체가 건강하여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신다면, 보다 많은 중생들을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까? 당신께서는 아마도 백년간 세상에 머무시라는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비밀 진언승(秘密真言乘)의 수승한 의궤(儀軌)를 수행하여 약물을 약간 복용한다면, 빨리 건강을 회복하실 겁니다.’
그들은 거듭 이렇게 간구했다.
존자는 말했다. ‘만약 시절 인연이 도래하지 않았다면, 나는 너희 두 사람의 말대로 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타인의 이익을 위한 연고가 아니라 자신의 장수를 위해, 진언승 의궤를 이용해 불보살의 강림을 요청한다면 이는 황제를 왕좌에서 내려오게 하여 하인이나 사환으로 부리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것은 유죄이다. 그러므로 너희 두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생(生)을 위해서 진언법을 수련해야 한다. 만약 중생의 이익을 위한 연고로 진언법을 수련한다면, 자연히 매우 좋은 것이다. 나는 모든 중생을 위해 아무도 없는 산중에서 평생 가장 아름다운 의궤를 수련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다른 어떤 의궤를 수련할 필요가 없다. 내 마음은 이미 법계체성(法界體性)과 하나처럼 불가분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 까닭에 더 이상 세상에 머물면서 법을 수련할 필요가 없다. 마르파 스승의 구결 양약(良藥)에 따라, 나의 오독은 완전히 깨끗이 없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어떠한 의약도 필요 없다. 너희들이 만약 역연(逆緣)으로 도(道)를 도울 수 없다면, 진정으로 배우는 사람이 아니다.
만약 시기가 되지 않아, 역경, 장애(障礙) 보리도를 만났다면, 약을 복용하고 법을 수련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렇게 역연을 바꿔 조연(助緣)을 만드는 시기는 결코 없었다. 하근기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까닭에, 세존 석가모니 역시 기파동자(耆婆童子, 기파동자- 지바카 쿠라라 Jivaka Kumara)의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신 적이 있다. 그러나 시기와 인연이 도래하자, 불타 자신도 열반에 드셨다. 지금 나의 시기와 인연도 이미 도래하였다. 그러므로 약을 복용하거나 법을 수련할 필요가 없다.
두 대 제자는 또 질문했다. ‘존자께서는 반드시 타인을 이롭게 하기 위한 까닭에 타지 세계에 가셨습니다. 그렇다면 저희에게 존자의 사후와 열반 시 공양하는 방법 및 어떻게 유체를 처리해야 하며, 어떻게 탑을 세워야 하는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외에 저희 제자와 대중들에게 어떻게 문(聞), 사(思), 수(修)로 도를 행하고 배울 수 있는지 알려 주십시오.’
존자는 말했다. ‘나는 마르파 상사의 은덕에 따라, 윤회 열반의 모든 작업을 이미 없앴다. 신구의(身口意) 삼업은 법성(法性) 중에서 해탈한 요가 행자에게 있어 시체에 꼭 남는 것이 아니다. 너희들은 상(像)을 세울 필요도 없고, 탑을 세울 필요도 없다. 나는 사찰에 집착하지 않는다. 묘우(廟宇)가 없으면, 어떤 사람에게 주지를 하라고 할 필요도 없다. 너희들은 고산(高山) 설산(雪山)의 아무도 없는 곳을 자신의 사묘로 삼는 게 좋다. 고산에서 너희가 불쌍하고 가련한 육도 중생을 위해 수련하는 것이 바로 사시(四時)의 가장 수승한 상을 세우는 것이다. 일체 법을 통달하려면 본래 청정해야 하는데, 즉 탑(塔)을 쌓고 당(幢)을 세우는 것이다. 마음과 입을 하나로, 마음 깊은 곳에서 기도하는 것이 가장 뛰어난 공양이다.
‘만약 자진하여 번뇌 및 아집이 깊은 사람들과 한 패가 되어, 중생을 해치고 번뇌하게 하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바로 불법(佛法)을 배우는 사람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을 위배한 것이다. 만약 오독(五毒)을 항복시키고 중생의 이익을 위해 표면적으로 마치 악업을 짓는 것 같지만, 사실상 불도(佛道)를 행하는 것은 관계가 없다.
‘단지 불법을 이해하고 실제로 수행하지 않으면, 비록 많이 들어도 오히려 장애가 되며, 그 결과 반드시 삼악도의 심연 속으로 빠질 것이다. 그래서 생명 무상을 생각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선악업(善惡業)에 대해 경책(警策)과 방호(防護)를 하며, 설사 목숨이 위태롭다 할지라도 절대로 악한 일을 하지 말아라. 간단히 말해서 불법을 배우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아야만 비로소 도를 행할 수 있다. 너희들이 이렇게 수행을 하면, 일부 종지(宗旨)나 괴류(乖謬)의 법전과 서적에서 한 말에 위배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한다면, 모든 불보살의 본 뜻과 통한다. 모든 문사(聞思)의 심요(心要)는 대략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나도 이렇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너희들이 만약 내 말대로 할 수 있다면 나도 만족할 것이다. 너희들은 윤회 열반에 대한 모든 작업 역시 결말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세속의 시선과 방식으로 나의 심원(心願)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무런 이익이 없다.
제자들은 매우 감동하였고, 모두가 이 훈시(訓示)를 마음에 새겼다.
얼마 후, 존자는 병이 아주 중한 것처럼 보였다. 그때, 조보 박사는 아주 훌륭한 술과 고기를 가지고 짐짓 존자를 공양하러 온 척했다. 존자의 앞에 와서 조롱하며 말했다. ‘아! 존자와 같은 대 성취자는 이런 중병이 해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해서 병이 드셨나요? 만약 병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다면, 각 대 제자에게 나눠 주십시오. 만약 병이 전송될 수 있다면, 병을 나에게 전송해 주십시오! 당신은 지금 속수무책인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습니까?’
존자는 침착하게 미소를 띠며 말했다. ‘나는 본래 이 병을 앓을 필요가 없다. 현재 어쩔 수 없이 병이 난 원인은 너도 분명 알 것이다! 일반 범부의 병이 발생하는 원인과 요가 행자의 병이 발생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며, 연기(緣起) 역시 다르다. 나의 지금 병은 실제로는 불법장엄(佛法莊嚴)의 표현이다.
조보 박사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존자가 마치 나를 의심하는 것 같지만, 감히 확신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존자는 병이 전이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점은 확실치 않다. 천하에 병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는 말했다. ‘저는 존자의 병인에 대해 분명히 알지 못합니다. 만약 병이 마귀가 몸에 붙어서 생긴 것이라면 마귀를 쫓아내는 법을 수련해야 합니다. 만약 사대(四大: 地水火風의 네 가지 요소)의 부조화로 인해 생긴 것이라면, 몸을 조리하고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만약 병이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전이될 수 있다면, 존자여 병을 내 몸에 옮겨 주십시오.’
존자는 말했다. ‘한 큰 죄인의 마음속에서 마귀가 뛰쳐나와 나를 해치고, 나의 사대(四大)를 조화롭지 못하게 만들어 병이 났다. 이 병은 네 능력으로 제거할 수 없다. 나는 비록 이 병을 네게 옮길 수 있지만, 네가 한 순간도 참을 수 없을까 걱정된다. 그러니 여전히 옮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
조보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놈은 아예 병을 어떤 사람에게 옮길 수 없다. 그래서 일부러 이렇게 무책임한 말을 하는 것이다. 망신을 줘야겠다!’ 그래서 거듭 존자에게 반드시 병을 그에게 옮기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존자는 말했다. ‘네가 기왕 이렇게 계속해서 요청을 하니, 내가 잠시 이 병을 맞은 편 문에 옮겨놓겠다. 만약 너에게 옮긴다면, 너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보아라!’ 존자는 신력으로 병의 고통을 맞은 편 문으로 옮겼다. 문은 처음에 삐걱대며 울다가, 마치 갈라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잠시 후에 정말로 갈라져서 수많은 조각으로 나뉘었다. 다시 존자를 보자, 과연 병이 없는 건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조보 박사는 마음속으로 ‘이것은 본래 장안법(障眼法)의 마술이다! 나를 속일 수는 없어’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아! 이것은 정말로 희유합니다! 그러나 존자여 그래도 병을 제게 옮겨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존자는 말했다. ‘네가 기왕 이렇게 힘든 요구를 하니, 내 병의 절반을 너에게 주겠다. 전부 너에게 옮긴다면, 너는 절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존자는 병의 고통을 절반 그에게 주었다. 조보 박사는 일시에 너무 고통스러워 기절할 지경이었고, 부들부들 떨지도 못하고, 숨을 쉴 수도 없었다. 거의 곧 기가 끊기려고 할 때, 존자는 그에게 옮긴 병의 대부분을 거둬들이고 다시 그에게 물었다. ‘나는 겨우 너에게 절반의 병을 주었다. 어떠냐? 견딜 수 있겠느냐?’
조보는 몸소 극심한 고통을 맛본 이후에 마음속으로 맹렬한 후회가 일었다.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며 만면에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존자시여! 성인이시여! 저는 진심으로 후회합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모든 가산을 존자께 공양하오니, 저의 죄업과보(罪業果報)에 대해 존자께서 방법을 생각해 주십시오!’ 조보는 매우 상심하며 울었다.
존자는 그가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그의 몸에 남아있던 일부분의 병도 모두 거둬들이며 그에게 말했다. ‘나는 평생 밭과 가옥 재산을 원하지 않았다. 지금 곧 죽으려고 하는데 이러한 것들은 더욱 필요가 없다. 너는 보류하는 게 좋겠다. 이후 목숨이 끊어지려 해도 더 이상 악한 일을 저지르지 말아라. 네가 이번에 저지른 모든 죄업과 과보는 내가 모두 없애 주겠다.’
조보는 존자에게 말했다. ‘제가 이전에 악을 저지른 원인은 대부분 돈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아무런 재산도 필요 없습니다. 존자께서 비록 원하시지 않지만, 존자의 제자들은 수행할 때 항상 자량(資糧)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위해 받아 주십시오!’ 그가 비록 이렇게 요청했지만, 존자는 여전히 받지 않았다.
나중에 제자들이 받았고, 그 재산을 집회 공양 용도로 사용했다. 지금에 이르러, 곡파 지방은 여전히 이 집회 공양이 있다. 조보 박사는 이후 과연 그 일생의 미련을 포기하고, 매우 훌륭한 수행자가 되었다.
존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내가 여기에 머무는 것은 바로 이 대 죄인이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게 하고 고통 중에 해탈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제 이 일이 이미 끝났으니, 나는 가야 한다. 본래 대 수행인들은 시골과 소도시에서 원적(圓寂)을 하는데, 황제가 평민 가정에서 죽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나는 곡파에 가서 죽을 곳을 찾겠다.’
제자 색문야파(色問惹巴)가 말했다. ‘상사시어! 어르신의 병이 이렇게 위중하신데, 걸어가는 것은 너무나 힘듭니다. 가마를 하나 만들어 옮겨드리겠습니다!’
존자는 말했다. ‘나는 꼭 정말로 병 때문에 해를 입은 것이 아니다. 내가 죽어도 정말로 죽는 것이 아니고, 단지 병으로 죽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가마는 필요 없다. 젊은 제자들이여, 너희들은 먼저 곡파로 가거라!’
젊은 제자들이 곡파에 도착하여 기다릴 때, 존자는 이미 치결애동(熾結崖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나이 많은 제자들이 말했다. ‘우리는 존자와 함께 왔다.’ 다른 사람이 말했다. ‘존자께서는 독룡정굴(毒龍頂窟)에서 병으로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곡파 마을에 온 후 시주들이 말했다. ‘우리는 존자께서 저가정굴(著卡頂窟)에서 설법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부 시주들은 말했다. ‘우리는 존자와 함께 왔습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우리 각 사람들은 각자 집에서 한 존자와 공양을 받았습니다.’ 가장 먼저 곡파에서 온 사람들이 말했다. ‘존자는 먼저 곡파에 도착하여 가셨습니다! 우리가 존자를 모시고 함께 왔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온 사람들은 존자가 설법하는 것을 보았고, 존자에게 승사(承事)공양하는 것을 보았다. 모두들 각자 자기주장만을 고집하며 논쟁하기 시작했고, 누가 옳고 그른지 몰랐다. 존자는 듣고 있다가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 모두 옳다. 내가 이렇게 한 것은 너희들과 장난친 것에 불과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