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 ‘이’ 편드는 부시와 닮은꼴 케리

[경향신문 2004-05-27 20:15]


조지 부시와 존 케리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지만 한가지 면에서 생각이 같다. 두 사람은 정의롭지 못하고 미국의 신뢰도를 훼손하며 이라크전의 본뜻을 해치는 근시안적 정책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두 사람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은 균형감각을 상실했다. 그 결과 정책은 부시가 “평화의 사도”라고 칭송한 우파 징고이스트(아리엘 샤론을 지칭)를 일방적으로 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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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중동에서 정직한 중재자가 되려 했다. 트루먼, 존슨, 레이건이 다소 친이스라엘 성향이었다면 아이젠하워, 카터, 조지 H W 부시는 좀 더 냉정했다. 이들 모두는 균형을 취하려 했다. 조지 부시는 이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샤론 쪽으로 접근했다. 부시는 팔레스타인 가옥을 불도저로 파괴하고 시위자들을 사살하는 샤론을 존경하는 눈으로 본다.


부시는 평화협상에 도달하려던 클린턴의 중동정책을 폐기했다. 조지타운 대학의 마이클 허드슨 교수는 현재의 중동정책에 대해 “일관성 없는 실수의 연속”이라고 혹평했다.


미국의 샤론 편들기는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학대 사진보다 미국의 대의를 더욱 약화시킨다. 이라크인들은 쿠웨이트인과 달리 팔레스타인인과 일체감을 갖고 있다. 평범한 이라크인들도 “왜 미국이 팔레스타인인을 죽이는 데 사용되는 무기를 이스라엘에 공급하느냐”고 따진다.


이라크전의 중요 목적은 중동평화 달성에 있다. 하지만 퇴역 장성 앤서니 지니의 발언처럼 중동평화에 있어 이라크 문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보다 선행한다.


중동문제에 관해 분별력을 유지해왔던 존 케리는 최근 수개월간 샤론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찬사를 보내는 등 일관성을 잃었다. 그는 이전에 이스라엘의 보안장벽을 반대했었다. 케리는 전직 미 외교관 50명이 부시에게 보낸 공개서한의 취지에 찬동했어야 했다. 이 서한은 “귀하(부시를 지칭)는 미국이 공평한 평화협상자가 아님을 드러냈다. 귀하는 샤론의 표적 암살, 보안장벽 건설, 점령지내에서의 군사적 강압조치를 지지하고 샤론에 대한 일방적 후원을 표시함으로써 미국의 신뢰를 저하시켰다”며 부시를 비판했다.


샤론은 아라파트보다 더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전성을 약화시켰다. 샤론의 행동은 팔레스타인 온건파의 입지를 와해시켰으며 과격파인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성전)의 입지를 굳혔다.


오늘날 테러범들은 대량살상무기(WMD)를 이용해 일시에 수천명을 살상할 수 있다. 이런 시대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을 통해서만 안전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한 하나의 해법을 제시한다면, 작년 10월 용기 있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사이에 합의된 ‘비공식 제네바 합의’를 들 수 있다.


샤론과 아라파트는 철두철미한 완고함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완고함은 마치 출생시에 분리된 쌍둥이 같다. 두 사람은 현대판 ’세인트 헬레나 섬’(나폴레옹이 유배됐던 곳)에 동시에 추방돼야 한다. 그들은 상대국가내 온건파의 입지를 좁힘으로써 자국민을 죽거나 다치도록 방조하고 있다. 우리는 존 케리가 다시 중동문제에 관한 균형감각을 갖도록 촉구해야 한다. 부시가 중동 문제에서 정직한 중재자의 위치에서 벗어난 것은 미국 외교의 심각한 과오다. 우리는 두 사람이 제자리에 오도록 해야 한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정리/설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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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은 절대 잘못된 것”

[한겨레 2004-05-25 18:26]



[한겨레] 톰 클랜시와 책 펴낸 지니 전 중부군사령관
앤서니 지니(60·왼쪽) 전 중부군 사령관이 24일 대이라크 정책 연설을 위해 팬실베이니아주 카알라일의 육군전쟁대학을 향하고 있던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신랄한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2002년 11월부터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직전까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중동특사로 침공에 반대했던 퇴역장성 지니는 자신의 40년 군 경험담을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톰 클랜시(57·오른쪽)와 함께 쓴 논픽션 〈전투준비〉의 발매에 맞춘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침공은 절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전의 정당성이 입증되지 못했고 전략도 결함투성이였으며, 동맹국들을 불필요하게 소외시켰고 임무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햇다. 또 과도하게 분산배치된 군부대에 한도를 넘는 긴장을 부여했다면서, 현재 이라크는 모든 걸 날려버릴 수 있는 화약통으로 변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지니는 사담 후세인이 분명 나쁜 사람이지만 800여명의 미군 사망자와 4천500명의 부상자를 내고 200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제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니는 공화당원으로서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지만 “국방부의 전략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부시의 재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클랜시가 퇴역장성의 저서전적 얘기를 묶어내는 ‘사령관 시리즈’의 네번째 책이다.

류재훈 기자 hooni3@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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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미군 장성, 럼스펠드와 알력 심각

[오마이뉴스 2004-05-10 13:19]

[오마이뉴스 김태경 기자]미 정치권으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미 직업군인들과 이라크 전쟁의 수행 전략을 놓고 심각한 알력을 빚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익명을 전제로 워싱턴포스트 기자와 만난 일부 장성들은 "이라크 점령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는 럼스펠드 장관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더 나아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에 대한 경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화당 지지성향이 강한 직업군인들의 이같은 비판은 포로 학대에 대한 럼스펠드 책임론과는 전혀 다른 군사적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또 그동안 럼스펠드 장관에 대한 직업 군인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알려져왔으나 이처럼 언론을 통해 직접적으로 공개된 것도 이례적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제복을 입은' 직업군인들의 불만은 아무 전략없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결과 지난 1년간 760여명의 사망자와 3900명의 부상자를 내고도 '이라크의 민주화'라는 전략적 목표는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갈수록 이라크인들의 지지는 얻지 못하고 대신 저항세력의 힘만 커지는 상황은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는 패배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년간 이라크에 주둔했던 미 제82공수사단의 찰스 스완넥 소장은 "전술적 수준의 전투에서는 미군이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전략적으로는 미국이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라크 정책 수립에 깊숙하게 관여했던 폴 휴즈 대령은 "전투에서는 이기고 전쟁에서는 졌던 베트남 전쟁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우리가 일관된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전략적으로 이라크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직업군인들과 민간인 출신이 럼스펠드 장관과의 알력은 오래됐다. 럼스펠드 장관은 취임 뒤 미군을 가볍고 빠르고 기동성있는 군대로 변모시키는 '군사 혁신'(RMA)를 추구해왔다. 예를들어 그는 미 육군의 주력사업이었던 크루세이더 자주포 사업도 '군사혁신' 정신에 어긋난다며 취소시켰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직업군인, 특히 육군과 격렬하게 대립했다. 지난해 5월 에릭 신세키 당시 미 육군 참모총장이 럼스펠드 장관과의 불화끝에 해임되기도 했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은 직업 군인들의 반발을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규정하며 무시해왔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도 마찬가지다. 한 예로 미 직업군인들은 이라크 안정화를 위해 더 많은 미군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은 "더 많은 미군은 필요없다"며 오히려 기존 13만5000명의 미군 숫자를 올해 말 11만명으로 줄이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의 예상은 틀렸다. 오히려 더 증원해야할 판이다.


한 젊은 장성은 "완전 자유화된, 후세인 추종세력이 근절된 이라크라는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 이 엉뚱한 목표부터 포기해야 한다"며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면 이라크 중부 팔루자처럼 전직 후세인 정권의 장군들에 의해 유지되는 안정화된 이라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저런 군사적·전략적 문제에 대해 미군 장성들이 수없이 럼스펠드 장관에게 건의했으나 그는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 응한 몇몇 미군 고위장성들은 "지난 1년간 이라크 정책의 실패는 럼스펠드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책 재수립은 그의 경질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의 한 고위장성은 "럼스펠드부터 경질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무 전략없이 이라크를 공격했다. 만약 콜린 파월 국무장관같은 사람이 합참의장이었다면 '탈출 전략'없이 군대를 보내는데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특수부대의 한 장교는 "럼스펠드는 집에 가야 한다. 월포위츠도 마찬가지고…"라고 말했다.


퇴역한 군인인 로버트 켈리브루도 "군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미쳐있는 상태"라며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도 해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2인자인 폴 월포위츠 부장은 불만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이라크에서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라크 민주화라는 목표는 올림픽 게임에서 높이뛰기 경기에서 승리하듯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직업 군인들의 불만에 대해 "뭔가 생각이 있으면 내 얼굴 앞에 직접 나타나 얘기하라"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뷰에 응한 미군 장성들은 모두 익명을 전제로 만났다"며 "이는 그들이 비판하는 미 국방부의 민간인 출신 고위 관료들과 자주 얘기를 나눠야 할 뿐 아니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견을 말하면 럼스펠드 장관이 처벌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형적인 사례가 지난해 럼스펠드 장관과 불화를 빚다 군복을 벗은 에릭 신세키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라는 것이다.

/김태경 기자 (gauzari@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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